北위성 ‘만리경-1호’ 정상 작동할까… 이르면 주말 판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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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1월 24일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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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천리마-1호’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지난 2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천리마-1호’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난 21일 발사한 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가 궤도에 진입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이 위성의 정상 작동 여부는 이번 주말쯤이면 판명될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북한은 이 위성 발사 다음날인 22일 미국령 태평양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 등을 ‘만리경-1호’를 이용해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내달 1일부턴 정찰위성으로서의 정식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물론 우리 군 당국 또한 북한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일단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만리경-1호’에서 촬영한 사진·영상을 정상적으로 송수신하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그간 우리보다 공중감시·정찰능력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북한이 단번에 우주감시·정찰능력을 확보하게 돼 우리 정부와 군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1일 오후 10시42분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만리경-1호’를 탑재한 ‘천리마-1형’ 로켓을 발사했다.

이후 북한은 22일 오전 9시21분쯤 만리경-1호가 촬영한 괌 일대 사진을 수신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미 만리경-1호와 북한 지상관제소 간 교신이 이뤄지고 있고, 만리경-1호로 촬영한 사진·영상자료 전송 또한 가능한 상태란 얘기가 된다.

일반적으로 인공위성 발사의 성공 여부를 최종 판단하기 위해선 △위성체의 궤도 안착은 물론, △위성과 지상관제소 간 교신 및 각종 자료 송수신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만일 북한이 만리경-1호로 촬영한 사진 등을 먼저 공개한다면 그 발사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작업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 촬영한 게 아닌 다른 사진을 공개하는 등의 방식으로 국제사회를 ‘기만’하려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아직 만리경-1호 촬영했다는 괌 일대 사진 등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우리 군과 정보당국은 미국 측과 공조해 북한 만리경-1호의 정상 작동 여부에 대한 최종 평가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 당국은 이번 주말쯤이면 한국천문연구원·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비롯한 국내 연구기관과 미 우주사령부 등의 북한 위성 추적·평가자료 등 종합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만리경-1호의 정상 작동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정찰위성에 장착할 카메라로 찍었다는 서울과 인천 일대 사진.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정찰위성에 장착할 카메라로 찍었다는 서울과 인천 일대 사진. (평양 노동신문=뉴스1)
미 우주군의 경우 현재 만리경-1호에 ‘58400’이란 위성번호(SATCAT)를 부여하고 그 움직임을 추적 중이다.

미 우주군에 따르면 만리경-1호는 현재 고도 500여㎞ 상공에서 초속 7.61㎞의 속도로 지구 주위를 긴 타원형 궤도로 돌고 있다. 만리경-1호가 지구를 1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59분이며, 하루에 지구를 15바퀴(선회 주기) 가량 돌면서 하루 2~4차례(재방문 주기) 정도 한반도 인근 상공을 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러시아 측이 북한의 만리경-1호 발사뿐만 아니라 운용까지 지원하고 있다면 “위성의 정상 기능 수행에 필요한 자세 보정 및 이미지 센서 최적화 등의 작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만리경-1호가 한반도 인근 상공뿐만 아니라 러시아 상공을 지나는 동안에도 지상관제소와의 교신을 통해 이 같은 작업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단 이유에서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위성이 궤도에 올라간 직후 지상 사진을 찍으면 오차가 많이 발생한다. 그 오차 원인을 따져가며 각종 이미지 센서와 자이로 등을 조정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최대한 이론값에 일치시켜가다가 더 이상 보정이 안 되면 그것을 최종값으로 해서 위성을 운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만리경-1호가 정상 작동하는 것으로 판명될 경우 다음 관건은 탑재된 카메라의 해상도다. 전문가들은 만리경-1호가 실질적 의미의 정찰위성 역할을 수행하려면 지상의 가로·세로 각 1m 미만 크기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서브미터’급 카메라가 실려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북한이 올 5월 정찰위성 1차 발사 시도 때 탑재한 카메라의 해상도는 가로·세로 3m급으로 추정된다는 전문가 분석이 제시된 적이 있다. 물론 북한이 위성에 탑재한 카메라 역시 러시아의 지원 등을 통해 고해상도로 바꿨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이번 만리경-1호 발사와 관련, “공화국(북한) 무력이 이젠 만리를 굽어보는 ‘눈’(정찰위성)과 만리를 때리는 강력한 ‘주먹’(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다 함께 수중에 틀어쥐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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