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빈 살만 오찬에 이재용·정의선·김동관 참석…“韓-사우디 공동성명 조율”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23일 0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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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우디 대규모 ‘방산 수출’ 막바지 단계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사우디 양국이 경제, 정치, 국제사회 현안 등을 총망라해 협력 현황과 방향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공동성명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북핵‧미사일 위협 등을 둘러싼 한반도 안보문제가 적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사우디 양국의 협력관계가 건설과 원유를 매개로 한 1차 협력 수준이 아니라 복합 다층적 협력 관계로 진화하는 차원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이날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의 정상 오찬에 함께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 한-사우디, “공동성명 문안 조율 중”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2일(현지 시간) 리야드 현지 프레스룸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회담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력충돌 사태를 둘러싼 국제 정치 경제 역학관계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는 인도적 상황을 감안해 (사안의) 악화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역내 안정과 평화 회복을 위해 한국이 필요한 역할과 기여를 해 나가겠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을 둘러싼 정상회담 논의에 대해 “(사우디가) 특정 편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것 같지는 않았다”면서 “그럼에도 미국 중재 하에 이스라엘과의 수교 문제에 대해서는 (사우디가) 앞으로도 접지 않고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10월 19일 유엔을 통한 난민의 인도적 지원방안을 발표했다”며 “국제 법령에 따라 이문제가 충분히 인도적인 견지에서 존중되고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입장에 대해서도 사우디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이재용-정의선-김동관 尹 국빈오찬 함께 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오른쪽)가 지난해 11월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국내 기업 총수들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우디아라비아 국영매체 SPA 홈페이지 캡쳐) 2022.11.17/뉴스1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오른쪽)가 지난해 11월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국내 기업 총수들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우디아라비아 국영매체 SPA 홈페이지 캡쳐) 2022.11.17/뉴스1
김 차장은 “회담기간 한-사우디 양국이 정무, 경제, 사회, 문화, 국제사회를 총망라해 양국 협력 현황과 방향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로 하고 문안 현재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상 간에 공동성명까지 채택됨에 따라 양국 협력의 수위가 어느 때보다 높아질 거라는 뜻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이날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의 정상 오찬에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관례상 이런 경우도 좀처럼 없었다고 한다”며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 총수와 사우디 측 장관들과 국부펀드 운영 책임자들과 서로 옆자리 앉아 점심 먹으면서 실질적인 대화를 진행한 것을 봤다.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한에 이어 약 11개월 만에 개최된 정상회담을 통해 에너지, 건설, 인프라, 중기 벤처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실질적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 한-사우디 대규모 ‘방산 무기 수출’ 막바지 단계
대통령실은 대공 방어체계나 화력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사우디는 성공적인 경제발전 경험과 첨단 기술력 갖춘 우리나라를 최적의 협력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며 “방위 사업은 사우디와의 협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회성 협력이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방산 협력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

김 차장은 “우리의 우수한 방산 기술이 적용된 무기체계가 사우디 국방 강화에 도움 되도록 협력하겠다”며 “방산 수출 성과 한층 확대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173억 달러 규모의 방산수출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다만 대통령실은 “무기체계와 예상되는 계약 규모를 말씀드릴 수 없다”며 “사우디가 상정하고 있는 위협 대상들이 있는 만큼 사우디가 어떤 무기체계를 얼마나 구매한다고 밝히는 건 굉장히 민감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리야드=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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