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혁신위 1달 ‘지지부진’…“이러다 날 샌다” 비판도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20일 14시 53분


코멘트

"망건 쓰다 장 파해…언제 혁신할 건가"
"혁신하라고 했더니 정치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출범한 지 꼭 1달이 됐지만 1호 혁신안인 ‘불체포특권 포기’ 이후 별다른 혁신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지지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혁신위는 시민사회 원로, 청년층과 초선 의원, 당원 등 당 안팎 소통에 중점을 둔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건 좋지만 언제 혁신을 할 것이냐. 이러다 날 새겠다”는 비판도 나온다.

혁신위는 지난달 20일 첫 회의를 통해 ‘돈봉투 사건’을 첫 의제로 설정하며 본격 출범했다. 이후 혁신위는 1호 혁신안으로 지난달 24일 ‘불체포특권 포기’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1호 혁신안에 이은 2호, 3호 혁신안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혁신위는 시민사회 원로, 내년 총선에서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할 청년 등과의 간담회를 가지며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민주당 초선 의원들과의 간담회를 가졌고 오는 23일과 24일에는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같은 혁신위의 행보에 대해 ‘혁신위가 소통 행보에 집중하는 사이 타이밍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언제까지 얘기를 듣고 언제 혁신을 할 것이냐”며 “‘망건 쓰다가 장 파한다’고 이러다 날 새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텐데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다가 아무것도 안 될 가능성이 크다”며 “혁신을 요구하던 당 분위기에서 혁신위가 구성됐으니 달궈졌을 때 쇠를 치듯 빨리 혁신안을 해야 하는데 너무 욕심을 내다가 무엇도 잘 안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재선 의원은 소통 행보를 두고 “의제를 만들어서 빵빵 쏴야 할 시기에 필요 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공개적으로 “왜 좀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하냐. 전권을 부여받았으면 칼자루를 쥔 셈”이라며 “피가 철철 흐르는 혁신을 해야 한다. 그런데 피가 철철 흐르기는커녕 피 한 방울이 보이지 않으니 혁신에 대한 기대보다 우려가 큰 입장”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 지역 일정과 관련해서는 “혁신을 하라고 했더니 정치를 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혁신위가 소통 행보에 주력하는 사이 민주당은 혁신위의 1호 혁신안인 불체포특권 포기와 관련해 ‘정당한 영장 청구’라는 전제를 달고 조건부로 수용했다.

이에 혁신위가 “앞으로 실천을 통해 보여줄 것을 믿는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이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한 비이재명계 의원은 “당이 조건부로 수용을 하겠다고 말해 여러 질타를 받는 상황에서 ‘앞으로 실천을 지켜보겠다’는 혁신위의 입장이 적절한지 모르겠다”며 “‘그게 뭐하는 짓이냐’고 소리를 질러도 모자란데 불체포특권 포기를 질러놓고 ‘우리가 왜 그랬지’ 하는 분위기 아니냐”고 꼬집었다.

한편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는 21일 ‘꼼수 탈당 방지’ 등의 윤리정당 방안을 2호 혁신안으로 발표하기로 밝혔으나 이마저도 연기됐다.

혁신위 관계자는 20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상황은 2호 혁신안 발표를 연기할 것 같다. 21일 발표가 어려울 것 같다”며 “며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 호남권 의원은 ”이미 당헌·당규에 ‘징계 회피를 위해 탈당한 자는 5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복당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며 ”별 다른 내용이 없을 것“이라고 회의감을 드러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