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공항→JSA…하하하 웃으며 월북한 미군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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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7월 19일 11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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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뉴스1
판문점. 뉴스1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를 견학하다 월북한 미국인이 폭행 혐의로 우리 경찰에 체포된 적이 있는 20대 초반 현역 미군 병사로 밝혀졌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로이터통신 등은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JSA를 견학하다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한 미국인이 나이는 20대 초반이면서 트래비스 킹이라는 이름의 이등병이라고 보도했다.

NYT에 익명을 요청한 한 미 정부 관계자는 “해당 병사가 폭행 혐의로 체포됐다가 최근 한국 감옥에서 풀려났다”고 전했다. 이 병사는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텍사스주 포트블리스 기지로 이송될 예정이었다.

실제로 그는 공항까지 호송됐지만, 비행기에 탑승하는 대신 갑자기 JSA 견학에 참여하게 됐다. 왜 비행기에 타지 않고 JSA에 간 것인지 구체적인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같이 탐방을 하던 한 목격자는 “판문점의 한 건물을 견학했을 때 이 남성이 갑자기 크게 ‘하하하’ 웃더니 건물 사이로 뛰어갔다”고 증언했다.

NYT는 견학을 진행하던 가이드들이 그의 뒤를 쫓았지만 잡지 못했고, 킹 이등병이 경계선을 넘어가자 북한 측 병사들이 그를 구금했다고 전했다.

킹 이등병이 왜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는지, 자의로 월북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당국자는 “미국 정부가 현재 그의 행방과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NYT는 이번 월북이 지난 2018년 미국 국적의 브루스 바이런 로렌스가 중국에서 국경을 넘어 북한에 들어갔다 억류된 이후 처음으로 확인된 월북 사례라고 전했다.

AP통신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1965년 비무장지대(DMZ)에서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던 도중 월북해 39년간 북한에서 생활한 찰스 젠킨스 등 과거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미 정부는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서 체포돼 사망한 이후 북한을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하고 있다.

유엔군사령부는 전날 “북한이 이 사람의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사건 해결을 위해 북한군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JSA 경비대대는 휴전 이후 지금까지 유엔사의 통제를 받고 있다. 돌발상황 발생 시에도 한국군이 아닌 유엔사에 보고하게 돼 있다.

사건 발생 직후 유엔사는 일주일에 4회(화·수·금·토), 한 번에 40명씩 한국인과 미국인 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JSA 견학 프로그램을 취소한 상태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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