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식량 위기, 코로나19로 ‘부익부 빈익빈’ 심화 영향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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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13일 14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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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역량과 수단을 집중해 김매기를 제때에 질적으로 해야한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강남군 장교농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역량과 수단을 집중해 김매기를 제때에 질적으로 해야한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강남군 장교농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최근 식량 사정이 악화된 것은 절대적인 식량 양 부족보다는 분배상의 문제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장은 13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기관지 평화통일 6월 호에 ‘북중, 북러 무역 재개와 북한 내부 변화’ 기고문을 통해 “북한은 현재 모든 계층에서 전반적으로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기보다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기간 동안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며 부의 재분배 현상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정 실장은 “만약 식량 위기 상황이라면 우선 초인플레이션(hyper- inflation·통제를 벗어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장마당 식량 가격이 폭등해야하지만 북한의 쌀과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해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이 식량 위기에 처해있다면 옥수수 등 값싼 곡물이 주요 수입품목에 포함돼야 하는데 작년 북한이 중국에서 들여온 수입품목 순위를 보면 타이어나 설탕, 담배 등이 식량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정 실장은 이어 “지난해 10월 이후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식량을 대규모로 수입하긴 했지만 곡물 구성을 보면 값싼 옥수수가 아니라 쌀(73.5%)과 밀가루(26.3%)가 대부분이고 밀가루는 북한에서도 식생활의 중심이 되는 1차 식량이라기보다는 과자 등 간식을 만드는 중간재로 많이 쓰인다”라고 분석했다.

또 “북한이 식량 수입을 늘린 이유는 광범위한 식량 위기 때문이 아니라 국가 배급 대상이 갑자기 증가했기 때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최근 각지에서 대대적인 건설사업이 벌어지고 있고 대규모 돌격대가 동원되고 있는 양상에 대해 설명했다.

정 실장은 부의 재분배 실패에 ‘코로나19’의 영향이 미쳤을 가능성에 대해선 지난 2009년 북한이 화폐교환을 실시했을 때처럼 “정보와 권력을 가진 이는 국경 봉쇄 소식을 좀 더 빨리 듣고 수입 상품을 독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북한 각지에서 식량 부족으로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첩보’는 올 2월부터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정부도 이와 관련해 “작년 가을부터 북한이 식량 공급과 관련해 새로운 정책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의 절대량이 부족하기 보다는 분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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