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2회차 총리’답게 큰 잡음 없었다…여야 교량역할은 매끄럽지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0일 19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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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덕수 국무총리 취임 6개월

한덕수 국무총리가 18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방콕 퀸시리킷 컨벤션센터(QSNCC)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ABAC와의 대화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22.11.18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18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방콕 퀸시리킷 컨벤션센터(QSNCC)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ABAC와의 대화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22.11.18 뉴스1
21일 취임 6개월을 맞는 한덕수 국무총리는 ‘2회차 총리’다운 면모로 취임 이후 국정 전반을 큰 잡음 없이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총리였다가 10년 만에 윤석열 정부의 초대 총리로 다시 돌아온 한 총리는 경제관료 출신답게 규제 혁신을 위한 드라이브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책임총리제’ 실현 임무를 맡고 임명장을 받은 뒤 즉각 경제전략회의를 열었다. 기획재정부 장관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일요일에 불러 모아 규제 혁신 틀을 다지는 데 힘썼다. 총리 주도 규제혁신추진단도 이 같은 회의의 결과물이다.

주미대사를 역임한 한 총리는 외교 사절로서의 역량도 한껏 발휘했다. 직접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나서는 것은 물론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불어와 영어로 경쟁 발표(PT)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총리실 관계자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데다 외교무대에서 퍼포먼스가 뛰어나 많은 인사들이 총리와 이야기하고 싶어한다”며 “대사 시절에 알았던 미국 내 전현직 정부 인사들이 방한할 때마다 총리가 면담을 마다하지 않고 만나는 것도 큰 외교자산이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 총리는 지난 17일부터 2박4일 일정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가해 정부가 주도한 ‘공급망을 위한 협력 강화 필요성’이라는 문구를 APEC 정상선언에 넣기도 했다. 9월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국장에 참석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면담하는 등 한일 관계 개선 흐름에 물꼬를 트기도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야당과의 ‘협치’를 염두에 두고 지명했다고 한 것과는 달리 한 총리가 여야 간 교량 역할을 매끄럽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례로 6월 진행한 취임 1개월 기자간담회에서 한 홍장표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에 대해 “우리(윤석열 정부)하고 너무 안 맞다”, “소득주도성장 설계자가 앉아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발언한 것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해 “정치를 너무 입에 올리는 것은 공무원으로서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한 것들이 대표적이다.

말실수 논란도 있었다. 9월 정기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영빈관 신축 예산 편성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답한 부분이나 윤 대통령의 영국 여왕 장례식 조문 당시 “박진 외교부 장관은 어디에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한 총리는 “글쎄요, 대통령님을 모시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답했지만 박 장관은 미국에서 유엔 총회에 앞선 외교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이달 1일에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열린 외신기자 브리핑에서 한 기자가 “한국 정부의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냐”고 묻자 웃으면서 “이렇게 잘 안 들리는 것에 책임져야 할 사람의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뭐가요?”라고 농담조로 말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당시 통역에 문제가 있어 죄송하다는 공지가 나간데 따른 농담이었다는 게 총리 측 설명이었지만 참사 분위기에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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