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용산청사 옆 미군부지, 한국에 모두 반환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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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때 잔류 합의했던 곳
대통령실 이전따라 재협의
북쪽에 대체부지 제공 가닥

정부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인근에 있는 드래건힐호텔 부지 등 미군 잔류부지 반환을 주한미군과 협의 중인 가운데 한미 양국이 미군 시설이 들어설 대체 부지 위치를 전쟁기념관 인근 ‘메인포스트’ 북쪽 일대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협의 중인 내용대로 미군 잔류부지가 옮겨질 경우 향후 대통령실 청사가 위치한 ‘사우스포스트’ 내에는 미군 소유 부지가 사실상 남아 있지 않게 된다.

7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대통령실 청사가 있는 사우스포스트 동쪽에 위치한 미군 잔류부지를 우리 정부에 반환하고, 그 대신 메인포스트 북쪽 일대 부지를 우리 정부가 미국에 제공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고 인근에 위치한 메인포스트 북쪽 일대는 현재 서울 광화문에 있는 주한 미국대사관이 향후 옮길 예정이다. 한미 양측 논의대로라면 새로운 미군 잔류부지와 주한 미대사관이 인접할 가능성이 크다.

당초 용산 미군기지의 경기 평택 이전과 관련해 한미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6월 드래건힐호텔, 서포트센터 등의 건물이 있는 10만5000m² 규모의 땅을 잔류부지로 정하고, 이 부지는 용산 미군기지 반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미군은 용산 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한 뒤 이 잔류부지에 한미연합사령관 전방사무소, 주한미군사령부·유엔사령부 전방 연락사무소 등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실 청사가 이 잔류부지 옆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 대통령 집무실에서 동쪽 담벼락을 사이에 둔 이 잔류부지는 집무실과 직선거리로 300m가량 떨어져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용산 공원 조성과 연계해 대통령실과 인접한 미군 부지들을 모두 반환받아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외교부와 국방부는 워킹그룹을 구성해 미국 측과 잔류부지 반환을 협의해왔다. 정부 소식통은 “3월 윤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잔류부지와 관련해 미국 측과 논의했다”며 “대체부지로 가닥이 잡힌 메인포스트 일대는 미국 측이 먼저 대체부지로 제공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는 것에 대해 미국도 적극 협조해온 상황이라 대체부지 선정 등 협의도 빠른 시일 안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확한 반환 시기는 미정이지만 반환 예정지인 사우스포스트 동쪽 일대 부지 반환과 함께 잔류부지 이전까지 이뤄지면 이태원로를 경계로 한 용산 미군기지 남측 일대에는 미군 소유 부지가 사라지게 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잔류부지 반환 협상과 관련해 “한쪽이 손해 보고 한쪽만 이익 보는 협상은 있을 수 없다”면서 “양국이 더 좋은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 잔류부지에 위치한 드래건힐호텔 건물에 대한 반환 및 이전 협의는 추후에 이뤄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용산청사#미군부지#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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