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인 “中에 강하게 대응하려면 美와 군사동맹에 기대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5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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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사무실에 도착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사무실에 도착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해야 하며, 중국에 강하게 대응하려면 미국과의 군사동맹에 기대야 한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북한에 대해 ‘주적’으로 봐야 한다면서 “북한이 국제질서를 준수하고 핵사찰을 받아들이며 비핵화 조치를 취하면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 “北은 주적…대화채널 열어 투트랙 접근”
WP 보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한미 동맹 강화 등을 통해 중국과 대등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한국과 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무역 상대국으로,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다. 중국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 같은 불공정한 행동이 스스로에 이롭지 않을 것임을 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안보 문제에서 중국은 북한과 동맹이고 우리는 미국과 동맹”이라고 진단하면서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공존할 수 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대북 문제와 관련해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과 핵실험에 관한 모라토리엄을 스스로 깼고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했다”면서 “이는 내가 북한을 ‘주적’이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다만 “언제라도 북한에 대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고 대화 채널을 열어놓는 ‘투트랙’ 접근을 하겠다”며 “북한이 국제질서를 준수하고 핵사찰을 받아들이며 비핵화 조치를 취하면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현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만 지나치게 강조했다”고 꼬집으면서 “우리는 외교의 범위를 한미 관계를 토대로 유럽연합(EU)과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일례로 “지금까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1000만 달러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했지만 나는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한국이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대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 가입에 대해선 즉시 가입하기보다는 일단 백신 유통과 기후변화 등 실무적인 이슈에서 먼저 쿼드 회원국들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일 관계에 대해 윤 당선인은 “민주당 정부가 한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해 왔다”면서 “수십 년이 된 식민 지배를 테이블로 끌어오는 것은 양국 관계를 해치고, 일본과의 관계 악화는 한미일 협력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한일 관계를 주위를 기울여야 하는 깨지기 쉬운 유리병처럼 다루기보다는 거칠게 다뤘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한일 관계가 잘 될 것으로 확신한다.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은 일본 뿐 아니라 한국 국민과 기업에도 큰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했다.
● “한국 젊은이들 조직적 성차별 없이 자라”
윤 당선인은 한국 사회의 성차별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에 비해 여성에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느렸다”면서 “여성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 세대와 다르게 젊은 세대는 남녀 간 조직적인 성차별을 받지 않고 자라왔다”며 집단의 관점에서 성평등에 접근하기보다 개별적인 불공정 사례나 범죄 행위 대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민주당 정부의 고위공직자들이 직장 내 여성에 대한 성범죄를 저질렀지만 여성가족부와 여성단체들이 이 문제에 눈을 감아 국민들이 매우 실망했다”며 여당과 정부를 비판했다.

윤 당선인은 자신의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을 존경하고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도 좋아한다”고 답했다.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선 “나는 어려움에 처하면 혼자 숙고하기보다는 좋은 조언을 줄 수 있는 사람들과 논의를 하는 편”이라며 “그래도 답을 찾기 힘들 땐 무엇이 옳은 일인가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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