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에 ‘억지력’ 보여주겠다”…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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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7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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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 에서 ‘합동장거리공대지미사일’(JASSM)이 발사되고 있다. (록히드마틴 제공) © News1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 에서 ‘합동장거리공대지미사일’(JASSM)이 발사되고 있다. (록히드마틴 제공) © News1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대북 억지력’을 강조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한반도에 미군 전략자산 전개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북한을 ‘맞춤형 대응’을 예고했다는 분석이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6일(현지시간) ‘인도·태평양 미국의 리더십 복원’ 주제로 열린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최근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대표단과 한미 간 ‘대북 억지력’에 관한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셔먼 부장관은 “우린 북한이 아무 대가를 치르지 않고선 (미사일 발사를) 계속할 수 없음을 알게 할 강력한 조치와 북한의 어떤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억지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줄 조치를 취할 것”이란 말도 했다.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같은 날 특파원들과의 전화 간담회에서 북한이 오는 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을 계기로 추가 ICBM 발사 또는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며 “매우 다양한 영역에서 가능한 대응조치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과 김 대표는 미국이 검토 중인 ‘대북 억지력’이 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다. 다만 최근 윤 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대표단과 미 정부 당국자들이 2018년 이후 중단된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내달 우리 새 정부 출범 뒤엔 이 문제가 최우선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 해군이 운용하는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2018.10.11/뉴스1
미 해군이 운용하는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2018.10.11/뉴스1
전문가들은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재개된다면 북한의 도발에 따라 점차 수위를 높여가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테면 ‘전략폭격기→원자력추진 잠수함 또는 항공모함’의 수순을 밟을 것이란 얘기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결정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북한이 다시 한 번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었을 땐 불가피할 선택이 될 전망”이라며 “B-1B ‘랜서’ 같은 전략폭격기부터 전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전략폭격기 전개도 ‘단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가장 먼저 전개될 가능성이 큰 폭격기로는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B-1B ‘랜서’다. B-1B는 기체 내부에 34톤, 외부에 23톤의 폭탄을 장착할 수 있으며, 최대 항속거리는 9400㎞ 정도다. B-1B는 태평양의 미국령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뒤 2시간이면 한반도에 도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군의 B-1B 전개 이후에도 도발을 멈추지 않을 땐 핵폭탄 장착이 가능한 B-2 ‘스피릿’이나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등의 미군 폭격기가 추가로 한반도에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B-2는 북한의 지하 핵시설 타격할 수 있는 GBU-57 대형 관통탄(MOP)을 장착할 수 있어 그 전개 자체만으로도 북한이 상당한 위협을 느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군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을 장착한 핵추진 잠수함이나 ‘떠다니는 군사기지’ 항공모함을 한반도 인근에 배치할 가능성도 있다.

미 해군 제7함대 소속 ‘로널드 레이건’ 항모는 주일미군 요코스카(橫須賀) 기지에 상시 대기 중이다. 레이건 항모에는 F-35C ‘라이트닝2’ 스텔스 전투기, F/A-18 ‘슈퍼호넷’ 등을 최대 80여대까지 탑재할 수 있다. 이외에도 현재 서태평양엔 미 해군 3함대 소속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가 배치돼 임무를 수행 중이다.

박 교수는 “바이든 미 행정부가 민주당 정부라고 해서 무조건 ‘대북 무력시위 수단이 약하다’고 보는 건 오판”이라며 “군사적 결단은 ‘문지방’을 넘는 게 어렵지 그 이후부턴 굉장히 강력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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