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지선 페널티 규정에 공개 반발 “공정 경선하겠다는데도 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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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21일 2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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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당 지도부의 ‘페널티 규정’ 신설에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홍 의원은 21일 성명서를 통해 “민주적 원칙과 공정에 반하는 지방선거 공천규정을 다시 논의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오늘 최고위가 의결한 지방선거 출마자 페널티 조항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출마예정자가 상대방에게 페널티를 정하는 것은 정의에 반한다. 이번 공천 규정 신설을 주도한 특정 최고위원은 아침에 본인의 출마를 선언하고 그 직후 최고위원회에 참석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규정을 요구하여 관철시켰다. 공정과 상식의 시대, 민주적 정당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으로 직위를 이용하여 직권을 남용한 것에 다름 아니다. 특히나 이 선거 저 선거에 기웃거리며 최고위원직을 이용하는 구태를 용납할 당원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날 오전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준비되는 대로 예비후보에 등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 대구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홍 의원과 한판 겨루겠다는 말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연달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해당사자가 주도해서 표결에 참여 한 것은 법률상 당연무효사유이고 그 사술 표결에 참석한 그 사람은 지선출마를 해선 안 된다. 공명정대 해야 할 당권이 개인의 사욕으로 분탕질 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 권위주의 시대에도 이런 부끄러운 짓은 하지 않았다. 이해하기 어려웠던 대선경선도 흔쾌히 승복 했지만 이것은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파렴치한 행동이어서 받아들일 수가 없다”면서 김 최고위원을 직격했다.

그는 “무소속 출마경력은 해당 선거인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해야지 국회의원 선거 출마자까지 확대하는 것은 이중처벌이다. 이미 지난 20대 공천이 사천(私遷) 막천(막장공천)이었고, 그래서 총선에서 참패한 것을 우리 당원과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 그 잘못된 공천 과정을 다시 꺼내어 이번 지방선거까지 적용하는 것은 지난 1년 4개월의 복당 과정에서 이미 고통 받은 사람에게는 너무 가혹하다. 또한 다른 선거 즉 대선 경선 때도 적용하지 않았던 조항을 다시 지방선거에 들고 나오는 것은 공정하지도 않고 논리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역의원 출마자의 페널티 조항도 우리 당의 우세가 확실한 지역에는 적용할 이유가 없다. 경쟁력이 있는 현역 국회의원을 제외한다면 어쩌면 ‘약자들의 경쟁’으로 전락하고 본선 경쟁력만 약화시킬 뿐이다. 우리 당의 강세 지역은 보궐선거를 통해 현역의원이 바로 충원될 수 있기 때문에 당 국회의원 정수에는 영향이 없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홍 의원은 “공천 방향과 관련하여 말씀드린다. 통상 공천 때 1위와 2위의 격차가 10% 정도 벌어지면 단독추천을 하는데 이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또한 현직 단체장의 교체지수가 2배 이상 나오면 이는 반드시 교체하고 컷오프 해야 한다”며 “저의 경우 무소속과 현역의원 페널티 규정이 모두 해당되어 무려 25%의 패널티를 받게 됩니다. 이렇게 손발과 입을 다 묶어 놓고 어떻게 공정한 경선을 할 수 있나?”라고 반발했다.

그는 “지난 대선 경선 때도 급조된 당원 때문에 경선에 패배했지만,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어떤 이의도 달지 않고 깨끗이 승복했다. 그럼에도 이번 지방선거 공천 룰 과정에서 이렇게 까지 하는 건 정치적 도리가 아니다. 이에 당에 다시 요청드린다. 지방선거 출마자 감점 규정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이날 현역 의원이 지방선거 공천신청을 하면 심사 과정에서 10%를, 5년 이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15%를 감점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홍 의원은 2020년 4·15 총선 당시 대구 수성 을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지난해 복당했기 때문에 이 두 가지 페널티가 모두 적용돼 25% 감점을 받게 된다.

홍 의원은 또 페이스북에 “그냥 조용히 내가 자란 지방으로 낙향하겠다는데도 발목을 잡나? 전략공천도 아니고 공정경선을 하겠다는데도 이렇게 훼방을 놓나? 그만들 하시라. 국민과 당원들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쳐다보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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