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 순안공항서 ICBM 발사용 콘크리트 지지대 포착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5일 12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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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5일 북한 조선중앙TV는 국방과학원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지난 1월 5일 북한 조선중앙TV는 국방과학원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이 임박했다는 한미 군 당국의 공개 경고가 나온 가운데 평양 순안공항에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위한 콘크리트 시설물이 포착됐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미국 상업용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12일 촬영한 위성사진에 평양 순안공항에 새로운 콘크리트 구조물 2개가 설치됐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위성사진에 포착된 콘크리트 구조물은 2곳으로 순안공항 북쪽 활주로와 유도로 사이에 설치됐으며 폭은 50m로 동일하며 길이는 각각 220m와 100m로 추정됐다. 이들 구조물은 8, 9일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VOA는 전했다. 플래닛랩스가 8일 찍은 위성사진에는 이들 구조물이 포착되지 않았으나 10일 사진부터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포착되기 시작했다는 것.

전문가들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위해 설치한 콘크리트 지지대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브루스 배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사일 발사가 아니면 (콘크리트 지지대를 설치할) 이유가 없다”며 “미사일 엔진이 작동하면 표면에 엄청난 압력을 가하게 된다. 비포장 도로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면) 잘못된 궤도로 날아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15일 미국의소리(VOA)는 위성사진 업체 ‘플래닛 랩스’의 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이동식발사대(TEL)을 통한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VOA 갈무리)© 뉴스1
15일 미국의소리(VOA)는 위성사진 업체 ‘플래닛 랩스’의 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이동식발사대(TEL)을 통한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VOA 갈무리)© 뉴스1
북한은 앞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발사장에 콘크리트 지지대를 설치했다. 2017년 7월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발사된 ICBM급 화성-14형과 같은 해 11월 ICBM 화성-15형도 콘크리트 지지대 위에 올려진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됐다는 것.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시험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식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ICBM 체계 실험을 위한 것이라며 북한이 조만간 이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 시험 발사에 나설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콘크리트 지지대가 설치된 평양 순안공항은 북한의 유일한 정기 해외 항공편을 운항해 온 국제공항이다. 북한은 올 1월 탄도미사일을 순안공항에서 발사한 바 있지만 장거리 미사일은 민간 공항 등을 이용했다. 발사 실패 시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 신형 ICBM 성능에 대한 검증을 마쳤거나 최대 사거리 시험 전 추가 성능 실험을 위해 콘크리트 지지대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신형 ICBM 발사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사키 대변인은 “미래에 대해 예측하기 어렵다”며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과거 북한이 4명의 미국 대통령 임기 동안 미사일 발사로 긴장을 고조시켜왔지만 최근 시험발사는 미사일을 발사한 뒤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과거와 다르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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