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네거티브 중단” 선언… 다른주자들 “실천 이어지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8일 1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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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민주당 경선 과정 격화되는 네거티브 공방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신원건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민주당 경선 과정 격화되는 네거티브 공방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신원건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다른 후보들에 대해 일체의 네거티브적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며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다. 이 지사는 8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무엇보다 원팀 정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정치가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려야 하는데, 도리어 (네거티브 공세로) 걱정을 끼치고 실망감을 안겨드리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이낙연 전 대표 등 다른 주자들도 공식적으로는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검증과 네거티브 간 경계가 모호한데다 이미 캠프들 간 감정의 골도 깊어진 상태라 ‘네거티브 악순환’이 쉽게 중단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 ‘집안싸움 심하다’ 지적에 이재명 “네거티브 중단” 선언
이 지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격화되고 있는 네거티브 공방에 대해 당원과 지지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지역 순회 중에 ‘민주당이 집안싸움 너무 심하게 한다’는 쓴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이 지사가 이처럼 네거티브 중단을 선제적으로 선언하고 나선 데에는 최근 이어진 음주운전 재범 의혹과 조직폭력배 연루설 등 자신을 둘러싼 네거티브 공세가 본인 뿐 아니라 당 전체의 비호감도를 높여 본선 경쟁력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 캠프에서 활동 중인 한 민주당 의원은 “야당이 우리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 수위를 높이며 전선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집안싸움에 대한 우려가 당 안팎에서 크다”며 “특히 중진 의원들까지 공방에 가세하면서 이대로 가면 향후 원팀으로 뭉치기 힘들만큼 내상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캠프 간 상시 소통채널 구성도 제안했다. 이 지사는 “후보 간의 신상이나 사실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경우 언론이 아닌 캠프 간 소통채널에서 먼저 확인과정을 거침으로써 불필요한 의혹제기와 공방이 발생하지 않게 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와 선거관리위원회에 허위사실에 기초한 음해나 의혹제기에 대해 즉각적이고 신속하게 조치해줄 것을 요청했다.

● 다른 주자들 “말이 아닌 실천으로 이어지길”
이 지사의 네거티브 중단 선언 직후 이 전 대표도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늦었지만 환영한다”며 “말이 아닌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7월 19일에 네거티브 자제를 포함한 ‘경선 3대 원칙과 6대 실천’을 제안 드렸다”며 “이 지사가 제안에 응답해 주셨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 측은 다만 본선 경쟁력을 위한 “자질 검증과 정책 검증은 계속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거티브 중단과 별개로 후보에 대한 혹독한 검증은 그대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경선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고르는 과정이고 덕담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신경민 캠프 상임부위원장은 “지난 한 달여 동안의 네거티브 및 흑색선전에 대해 분명히 사과하고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한 뒤 네거티브 선거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게 순서”라고 했다. 이 전 대표 캠프 정운현 공보단장도 페이스북에 “(이 지사 측이 제기한) 박정희 찬양, 탄핵 찬성 의혹 제기 등이 바로 네거티브”라며 “이런 네거티브에 대해서는 대응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당내 후보 검증단 설치를 제안했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를 향해 “네거티브는 지양돼야 하지만 엄격한 도덕성 검증과 지도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일을 네거티브라고 규정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철저하고 확실한 검증만이 본선 승리의 밑바탕이 된다”고 거듭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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