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김원웅 광복회장 모친 독립운동 진위 조사

신규진 기자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입력 2021-06-18 03:00수정 2021-06-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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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 언니가 진짜 유공자’ 의혹 제기돼
국가보훈처가 독립유공자인 김원웅 광복회장(사진)의 모친 전월선(全月善·1923∼2009) 씨와 관련해 제기된 허위 독립운동 행적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전 씨가 전월순(全月順·1921∼1953)이란 다른 이름으로 광복군 활동을 했다는 김 회장 측 주장과 달리 가계 제적부(除籍簿)에 전월선과 전월순이 친자매로 등록돼 있는 걸 보훈처가 확인했기 때문이다.

1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보훈처는 전월선 씨의 본적지인 경북 상주시 공성면사무소에서 가계 제적부를 확보했다. 일단 보훈처는 전월선 씨와 전월순 씨는 자매 관계로 전월순 씨가 두 살 언니인 것까지 제적부에 기재돼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월선 씨는 1990년 독립유공자 신청 당시 “전월선이 본명이고 전월순이란 이명(異名)으로 광복군 활동을 했다”고 적어냈다. 전월순이라는 이름을 빌렸을 뿐 실제 독립운동을 한 당사자는 전 씨 본인이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보훈처도 이를 받아들여 전 씨는 그해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보훈처 공훈전자사료관에는 전월순이라는 이름으로 ‘1939년 9월 19일 중국 한커우(漢口)에서 조선의용대에 입대해 일(본)군 정보 수집, 사병 초모 등 공작 활동을 하다가 1942년 4월 광복군 제1지대원으로 편입된 사실이 확인됨’이라고 기술돼 있다. 다만 보훈대상자 명부(자력철)에는 이름이 전월선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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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 공성면에서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는 보훈처는 1990년 서훈 당시 관련 서류들을 다시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처 관계자는 “(독립운동 기록 부실 등) 그간 제기된 것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의혹인 만큼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초기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조사 결과 의혹에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면 공적 검증위원회 차원에서 김 회장 등 유족을 상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간 김 회장의 친여(親與) 행보에 반대해 온 ‘광복회 개혁모임’(광개모)은 앞서 14일 성명을 내고 “김 회장 모친에 대한 서훈을 즉각 취소하고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묘를 파묘(破墓)하라”고 주장했다. 광개모 측은 “상주시 문화원 자료, 항일운동기념탑 등 현장 답사를 통해 전월순이 1921년 출생해 1953년 작고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항일운동과 무관했던 전 씨가 언니가 사망한 뒤 본인이 공적을 가로채 거짓 서훈을 받았다”고 주장해 왔다. 광개모 관계자는 “전 씨는 허위로 날조된 가짜 광복군이므로 사후까지 부당하게 받은 약 10억 원으로 추정되는 보상금을 반환해야 한다”고도 했다. 광개모 측은 조만간 김 회장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관련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17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모친(전월선)은 언니(전월순) 이름을 비롯해 여러 개의 가명을 사용하면서 독립운동을 했다”면서 “최근 모친의 여동생을 통해 확인한 결과 전월순 씨는 실제 나이가 모친보다 네 살이 많고, 최모 씨라는 남성과 일찍이 결혼한 독립운동과 무관한 인물이다. 독립유공자 지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1990년 독립유공자 신청 당시 전월순이라는 친자매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유공자 신청을 한) 부친이 (당시) 그럴 필요나 이유가 없다고 본 것”이라며 “만약 모친이 언니의 독립유공을 가로챘다면 전월순 씨 후손들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윤상호 군사전문기자
#보훈처#김원웅#유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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