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K-POP은 북한 젊은이들 타락시키는 ‘악성 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14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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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등 한국 대중문화가 북한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K팝을 ‘악성 암(vicious cancer)’이라고 부르며 북한 내 한류 영향력 확장을 우려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NYT)가 보도했다.

NYT는 10일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북한 젊은이들의 복장, 헤어스타일, 말투, 행동을 타락시키는 것을 ‘악성 암’으로 규정했다”면서 “북한 관영매체는 이를 방치하면 ‘북한이 축축하게 젖은 벽처럼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한국 대중문화를 비롯해 외국 문화의 영향력 차단하기 위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만들었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과거엔 남한의 방송을 보다가 적발되면 최고 징역 5년 형이 선고됐지만 이 법 제정 후에는 최고 15년 형까지 받게 됐다. 이 같은 강경한 대응에도 한국 대중문화의 북한 내 확산을 막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NYT는 “독재자(김정은)조차도 (K팝이나 드라마의 인기) 조류를 막는 데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북한전문 매체 아시아프레스가 입수한 북한 정부 문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이 주고받는 문자메시지 등에서는 한국 대중문화 관련 내용이 수시로 발견되고 있다. NYT는 북한에서 인기를 끈 한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북한 여성들이 데이트 상대를 ‘동지’라 부르는 대신 ‘오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아시아프레스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런 말투를 “변태적(perverted)”이라고 비난했다고 NYT는 덧붙였다.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편집장은 NYT에 “김정은에게 남한으로부터의 문화적 침략은 견딜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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