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통합과 조정에 자질” vs 김웅 “당 얼굴부터 바꿔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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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경륜 vs 참신’ 구도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미 사퇴한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외에도 임혜숙 노형욱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미 사퇴한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외에도 임혜숙 노형욱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거전이 대선 전략을 둘러싼 ‘경륜 대 참신’의 경쟁 구도로 달아오르고 있다. 5선 주호영 전 원내대표, 4선 홍문표 의원 등은 “윤석열 안철수 등 야권 주자들을 통합할 수 있는 경륜”을 연일 강조했다. 이에 맞선 김웅 의원 등 초선-청년 후보들은 “대선을 이기려면 새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는 ‘참신론’으로 당권 경쟁에 불을 붙였다.

○ 주호영 “윤석열 최단시간 영입” vs 김웅 “변화해야 대선 승리”
주 전 원내대표는 13일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이 참여한 마포포럼에서 “역대 선거는 통합한 쪽이 승리했다”며 “나는 (대선을 이기기 위한 야권) 통합에 가장 적임자로, 통합과 조정은 다른 분보다 조금 더 자질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범야권 대선 플랫폼 구축을 위해선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경륜’이 필수라는 주장이다.

특히 주 전 원내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구에서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고, KTX에서 만나 대구지검까지 태워준 적도 있다”며 “(국민의힘과) 함께할 수 있단 뜻을 몇 군데서 확인했다. 최단 시간에 입당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또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해서도 “군 법무관으로 같이 근무해서 인연이 오래전부터 있다”고 했다.

이에 맞선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당 대표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변화해야 승리할 수 있다. 대선 승리를 바라면 나를 선택해 달라. 당의 변화는 당의 얼굴에서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다음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모든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고, “20∼39세 청년들에게 기초 및 광역의회 공천의 30%를 할당하고 공직선거법상 피선거권 나이(25세)를 20세로 낮추겠다”고 했다. 청년 참여 확대 등을 통해 새로운 보수정당으로 거듭나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게 김 의원이 내세운 ‘참신론’의 그림이다.

다른 초선-청년 당권 주자들도 ‘참신’과 ‘변화’를 차기 대선의 필승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인재 풀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 경쟁 선발이 가능한 모든 당직은 개방형으로 풀겠다”며 새 인물 수혈론을 펼쳤고, 초선 배현진 의원은 이날 “통합하고 변화하고 싸워서 반드시 이기라는 국민들의 지엄한 명령을 반드시 실천해 내겠다”며 이날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 “경선 룰 여론조사 비중 늘리자” 쟁점
경륜론과 참신론의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초선-청년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당 대표 경선의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청년비상대책위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김재섭 비대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더 많은 국민에게 우리 당 지도부를 뽑는 통로를 활짝 열어줘야 한다”고 했고, 김병민 비대위원도 “국민의 폭넓은 민심을 반영하는 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헌은 책임당원 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로 당 대표를 선출하기 때문에 중진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 전 원내대표와 조경태 의원(5선) 등 중진 당권 주자들은 현 경선 룰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선거전이 가열될수록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4선 홍문표 의원도 이날 경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 의원은 TBS와의 인터뷰에서 김 의원과 이 전 위원에 대해 “당을 경영해보고 관리했던 경험은 없지 않나”라며 “(선거를) 이기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는 것은 경험에서 나온다”고 했다. 홍 의원은 주 전 원내대표와 출마를 고민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서도 “욕심이 지나치다. 왜 그렇게 조급하게 이 판에 뛰어들려고 하는지 조금 아쉽다. (두 사람 모두) 좀 쉬어야 한다”고 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주호영#통합#김웅#당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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