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순항미사일 개발 어디까지…‘중장거리’ 개발 마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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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24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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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금성 3호’(코드명 KN-19) 순항미사일 발사기 (미 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 뉴스1
북한군의 ‘금성 3호’(코드명 KN-19) 순항미사일 발사기 (미 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 뉴스1
북한이 지난 21일 서해 방향으로 순항미사일 추정 발사체 2발을 쏜 사실이 확인되면서 북한의 순항미사일 개발 수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로켓엔진을 동력으로 삼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제트비행기처럼 공기 중 산소를 이용해 연료를 태우는 제트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기권 안에서만 비행할 수 있다.

특히 순항미사일은 크기도 탄도미사일보다 작은 편인 데다 저공비행도 가능해 육상이나 해상에 설치된 레이더로는 포착하기 힘들다. 또 최근 개발되는 순항미사일은 컴퓨터를 통해 입력한 지형정보나 각종 유도장치를 이용해 목표물까지 유도되기 때문에 정밀타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미군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운영하는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에 따르면 북한의 순항미사일 가운데 현재까지 일정 부분 제원이 파악된 것은 ‘KN-01’과 ‘금성 3호’ 등 2가지가 있다.

KN-01은 길이 7.36m, 직경 76㎝, 발사대 중량(미사일 포함) 3톤의 대함 순항미사일로서 옛 소련제 P-15 ‘테르미트’(일명 ‘스틱스’) 또는 중국제 CSS-C-2 ‘실크웜’ 미사일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사거리는 110~16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지난 1993년 2월 첫 시험발사 이후 2007년 6월까지 KN-01을 10~15회 가량 시험한 것으로 추정되며, 가장 최근엔 2015년 6월 3발을 연이어 쏜 적이 있다.

KN-01은 기본적으로 지대함 공격용으로 개발됐으나, 함대함·공대함 공격에 쓰일 수 있다. 탄두는 최대 500㎏의 고폭탄두 1개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성 3호’(코드명 KN-19)는 2014년 6월 북한의 선전영상을 통해 처음 공개된 대함 순항미사일로서 러시아제 Kh-35 미사일을 개량해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성 3호의 길이·직경·무게 등 또한 Kh-35(길이 4.4m·직경 42㎝·발사대 중량 480㎏)와 거의 비슷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Kh-35엔 145㎏ 상당의 고폭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Kh-35를 해안 방어용으로 2008년쯤 러시아로부터 직수입했거나 미얀마를 통해 들여온 뒤 역설계 방식으로 ‘금성 3호’를 개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얀마 해군은 ‘아웅제야’급 호위함에 kh-35 탑재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외에도 인도·베트남·알제리 등지에 Kh-35를 판매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금성 3호’의 첫 시험발사는 2015년 7월 해상에서 이뤄졌고 당시 비행거리가 200㎞에 이르렀다. 또 2017년 7월8일 시험에선 240㎞를 날면서 2차례 궤도를 바꾸기도 했다. 이는 ‘금성 3호’에 비행 중 고도나 경로를 변경할 수 있느 ‘웨이포인트’(way point·중간지점) 설정 기능이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2017년 4월15일 북한군 열병식에 등장한 차량형 4기통 순항미사일 발사기, 그리고 같은 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6월8일 동해 방향으로 쏜 대함 순항미사일 4발이 모두 ‘금성 3호’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각에선 ‘금성 3호’의 비행거리가 200㎞대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때 원형이 아닌 파생형 Kh-35U를 모체로 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h-35 원형의 사거리는 약 130㎞, Kh-35U는 최대 25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KN-01과 ‘금성 3호’ 이후에도 순항미사일 개발을 계속해왔다.

특히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올 1월 주재한 제8차 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개발했다”고 밝혔고, 이후 진행된 당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이 ‘중장거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을 공개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무기를 2~3개월 내 시험한 전례가 있다”는 이유로 지난 주말 발사한 순항미사일 추정 발사체가 바로 이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들은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이 ‘단거리미사일’이라고 보도했으나,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미사일의 비행거리에 대한 질문에 “제원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유사시 미군의 항공모함 전단을 타격하기 위한 목적에서 순항미사일을 개발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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