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 야권 단일화 ‘냉각기’…‘각자도생’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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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월 21일 1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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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가 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를 찾아 지역 상인들의 고충을 듣고 있다. 뉴스1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가 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를 찾아 지역 상인들의 고충을 듣고 있다. 뉴스1


야권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제각각 살 길을 모색하는 ‘각자도생’으로 돌아서고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서로 뭉치는 대신 야권 후보 단일화에 앞서 각자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는 모습이다.

안철수, 최고위서 ‘단일화’ 공개 발언 안 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21일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단일화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틀 전 자신이 제안한 ‘오픈 플랫폼 경선’이 국민의힘에게 거절당하자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안 대표는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문재인 정권과 싸우는데 그쪽은 안철수와 싸우는 것 같다”며 날을 세웠다. 앞서 안 대표는 “국민의힘 경선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 달라”며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제안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대신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본경선에 참여하겠다는 뜻이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하지만 국민의힘은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뚱딴지같은 소리”라고 일축했다. 통합 경선을 하자는 안 대표가 입당을 거부한 채 자신에게 유리한 경선 방식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21일에도 안 대표를 향해 “본인도 공당의 대표인데 지금 다른 당에서 실시하는 경선 과정에서 무소속 이름을 걸고 같이 하겠다는 것은 정치 도의, 상식에 맞지 않는 얘기”라며 “정치에도 일정한 상식이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인, ‘당 후보 확정 뒤 단일화 논의’
기본적으로 국민의힘은 자체 후보를 선출한 뒤 야권 단일화에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이 때문에 단일화 논의보다는 자체 경선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20일 국민의힘 서울시당이 주최한 행사에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시장 등이 총출동해 선거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국민의힘은 21일 후보자 신청을 마감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오른쪽)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오른쪽)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유력한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도 단일화 논의와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고 당내 경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 나 전 의원은 21일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서고, 오 전 시장은 서대문구의 PC방을 찾아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들을 예정이다.

안철수, ‘경쟁력 입증’ 행보 보일 듯
안 대표도 당분간 단일화 논의의 불씨를 살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심 끝에 ‘오픈 플랫폼 경선’이라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은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안 대표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큰 정치를 기대하고 기다려보겠다"고 했지만 당분간 냉각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향후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입증하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야권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주도권 기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실제 안 대표는 21일 저녁 ‘이길 수 있는 야권 단일화 해법은’이란 주제로 유튜브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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