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은 생명존중 학습교재?”…이정옥 나오자 여가위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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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10일 13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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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사진=뉴스1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사진=뉴스1
10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가 시작한 지 불과 10분 만에 파행됐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학습 기회라고 발언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비판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회 여가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를 열고 여가부 소관 2021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심사에 들어가려 했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이 상정된 후 이 장관이 예산안 정부측 제안설명을 하려 하자,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며 제동을 걸었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 의원은 “지난 5일 이 장관이 한 발언에 상식을 가진 국민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저 또한 마찬가지”라며 “그간 박원순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앞뒤가 맞지 않는 횡설수설하는 발언에 대해 장관이 무능한 건지, 의지가 없는 것인지 의아했는데 그 발언을 통해 이 사건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성추행이 성교육을 학습할 기회라면, 음주치사는 음주운전 방지를 학습할 기회인가. 살인은 생명존중을 학습할 기회인가”라며 “장관의 발언에 대해 피해자들이 ‘내가 학습교재냐’고 지금 절규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가해자를 보호하고 피해자를 외면하는 여가부 장관의 태도를 보면서 여가부는 더 이상 존재의 의미가 없다”며 “그 자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조차도 모르는 이 장관은 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해자를 보호하고 2차 피해를 막을 본분을 망각한 이 장관을 우리가 더 이상 여가부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다. 이런 장관과는 여가부 전체 1조2000억 원의 예산 심사를 더이상 진행할 수 없다”며 정회를 요청했다.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야당이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성인지 학습기회’ 발언을 비판하며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회의는 개의 10분 만에 정회됐다. 사진=뉴스1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야당이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성인지 학습기회’ 발언을 비판하며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회의는 개의 10분 만에 정회됐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인 이수진 의원도 “여가부 장관으로서 피해자 일상회복을 위해 책임지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시각이 크다”며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길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이 의원은 “이로 인해 상임위가 진행이 안 되면 (여가위가) 제대로 역할을 못하는 것”이라며 “제대로 원활한 회의 진행이 되도록 위원장이 진행해달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정춘숙 위원장은 “김 의원이 정회를 요청했으니 (간사간) 논의할 수 있도록 15분간 정회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5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내년 보궐선거 비용 838억 원에 대해 “국민 전체가 성인지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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