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괴물 미사일 들고 “손잡을 날 기원”…입다문 文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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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2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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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10.12/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10.12/뉴스1 © News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남측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열병식 이후 첫 공개석상에서 응답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에 관한 메시지만 냈을 뿐 북한에 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지난 10일 열병식 연설에서 이례적으로 “하루 빨리 이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밝힘에 따라 문 대통령이 이에 화답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 상황이었다.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미국 대선 이후 북미 관계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남측의 중재자 역할에 대한 기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도 나왔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유엔(UN)총회와 이달 8일 ‘코리아 소사이어티’ 연례만찬에서 2차례 ‘종전선언’을 강조했던 상황인 만큼, 문 대통령이 직접 ‘응답’해 남북 간 긍정적 분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언급됐다.

하지만 열병식에서 대미(對美)용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뿐만 아니라 남측 전역을 타격권으로 하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탄도미사일 등 남측을 겨냥한 무기도 공개된 점 등으로 인해 평가가 혼재된 상황인 만큼 신중한 자세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종전선언’ 협상 파트너인 미국의 기류를 살펴야 하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는 김 위원장의 언급보다는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한의 신형 ICBM에 민감한 반응이 나오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열병식에 관해 화를 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카드는 미국 대선 이후 남북미 간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인 만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신 청와대는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긴급 소집한 뒤 북한의 새로운 무기 체계 공개는 경계하면서도 남북 관계 복원 가능성을 확인하는 선에서 절제된 입장을 내놨다.

상임위원들은 무기 공개와 관련해선 “상호 무력충돌과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남북 간 여러 합의사항들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이번에 공개된 새로운 무기체계들의 전략적 의미와 세부사항에 대해 계속 분석하기로 했으며, 이에 대비한 우리의 방어 능력도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대남 메시지에 관해선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한다면서도 “향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관계부처들이 조율된 입장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NSC에서 관계 장관이 모여 의견을 정리한 정부의 입장이 나간 것”이라며 “이 입장은 문 대통령에게도 보고가 된 것”이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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