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묘역서 보수당 대표로는 처음 무릎 꿇은 김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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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8월 19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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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그는 “그동안의 잘못된 언행에 대해 당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부끄럽고 또 부끄러우며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며 보수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오월 영령 앞에 무릎을 꿇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송언석 비서실장, 김선동 사무총장, 김은혜 당 대변인,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등과 5·18민주묘지에서 광주 일정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 ‘5·18 민주화 정신을 받들어 민주주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5·18민주화운동의 위법성을 알고도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신군부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과거를 사과했다.

5·18 민주화운동을 부정하거나 깎아내리는 데 당 소속 일부 정치인들이 편승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당 차원에서 엄정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도 사과했다.

“호남의 오랜 슬픔과 좌절을 쉽게 보듬을 수 없지만 5·18 민주영령과 광주시민 앞에 부디 이렇게 용서를 구한다”고 말하면서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미약한 발걸음이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가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곳을 찾은 이유를 이야기했다.

이 과정에서 한 시민이 5·18 연금법 제정에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고, 뒤이어 광주전남대학생 진보연합이 “5·18 망언 사과가 먼저”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별다른 대꾸없이 참배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추모탑 앞에 서서 헌화한 뒤 15초가량 무릎을 꿇고 5·18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통합당과 그 전신을 보더라도 당 대표가 5·18민주화운동으로 산화한 영령들 앞에서 무릎을 꿇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윤상원·박기순 열사 합장묘와 박관현 열사 묘, 행방불명자 묘역을 둘러봤다.

두 손을 묘비 위에 올린 채 잠시 생각에 잠기는 모습도 보였다.

김 위원장이 5·18민주묘지를 공식 참배한 것은 4년 만이다. 2016년 3월 참배 당시 그는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신분으로 이곳을 찾았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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