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10조의 시대” 강조한 文대통령, 부동산 혼선은 언급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6일 1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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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75주년 광복절을 맞아 개인이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나라를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헌법 10조를 강조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는 헌법 10조의 시대”라며 헌법 10조의 정신을 정부의 목표로 제시하고 개인의 안전과 인권 등 ‘진정한 광복’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의 핵심을 관통하는 정신은 역시 사람 중심의 상생”이라며 “모두가 함께 잘 살아야 진정한 광복”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개인의 행복을 고리로 교착 국면인 남북·한일관계 해법을 모색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일본, 북한 관련 내용이 크게 줄어든 이번 경축사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해결에 대해 “한 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결코 나라에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대목에서도 가축 전염병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집중호우 등을 거론하면서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안보이자 평화”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임기 내 비핵화’ 등 큰 비전을 제시했던 것과 달리 이번 경축사에서 남북관계 구상은 “국민과 생명과 안전을 위한 인도주의적 협력”을 포함한 남북 협력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 하락의 원인인 부동산 정책 혼선과 여당 독주 등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대신 “전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는 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가운데 성장률 1위를 기록하고,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도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미래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경축사의 키워드는 ‘믿음’인데 지금 민심이 거칠어지는 것은 정부가 국민의 믿음을 져버렸기 때문”이라며 “견제와 균형이라는 삼권분립 원칙의 믿음에 대해 여당은 의회의 전통을 깨고 청와대 하명에 따르면서 ‘폭주 입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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