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이전 카드’에 野 백가쟁명…‘충청표’ 딜레마 빠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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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행정수도 이전 카드에 대해 미래통합당 지도부와 충청권 의원들, 대선주자들이 제각각 다른 의견을 밝히는 등 복잡한 속내를 숨기지 못하고 있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전통적 캐스팅보터인 ‘충청표’를 의식하면서 딜레마에 빠진 양상이다.

지역구가 충남 공주-부여-청양인 통합당 정진석 의원은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행정수도를 완성하자는 방향에는 동의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위헌 결정을 받았기 때문에) 개헌이 전제돼야 하고 밀도있는 숙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균형발전을 강조하는 지방 출신 의원들의 찬성론도 나왔다. 부산 출신의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이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론을 왜 반대로 일관하고 일축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썼다. 이어 “통합당이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지역균형발전 논의에 민주당보다 더 강한 목소리를 내며 주도해 나가야한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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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의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특강에서 “(당 지도부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 다가 되면 안 될 것 같다”며 지도부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행정수도 이전이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최고의 해법은 아니지만, 국회 이전 등은 대선에 굉장히 큰 이슈가 될 수 있어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언급과는 결을 달리하는 주장들이 릴레이로 터지듯 나오면서 당에선 “민주당에 허를 찔렀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전날 “헌법재판소가 그렇게(수도 이전을) 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고 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도 “위헌성 문제가 먼저 해결되고 난 다음에 논의할 문제로 수도권 집값이 상승하니 행정수도 이슈로 관심 돌리려고 꺼낸 주제”라고 일축한 바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당 차원에서 대놓고 반대를 하면 충청권이 돌아설 것인데, 이는 대선에서 자살행위”라고 말했다. 이날 통합당에서 “(여권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며 큰소리쳤으면서 이젠 세종시 이전을 꺼냈다. 어떻게든 혹세무민해 표를 얻어보겠다는 선동인 것인가”라는 찬반 입장이 없는 논평을 낸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통합당 내에선 당이 전면에 나설 수 없는 만큼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이 나서 위헌소송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