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시장 무공천” → “정치는 현실”…이틀 만에 말 바꾼 이재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2일 17시 01분


코멘트
사진=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사진=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더불어민주당의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공천 논란을 촉발했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22일 한 발 물러섰다. 공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한 당내 반발이 격화되자 “정치는 생물이고 현실”이라며 이틀 만에 말을 바꾼 것.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서울·부산시장 무공천을 ‘주장’한 바가 없다”며 “어떤 현상에 대한 의견을 가지는 것과 이를 관철하기 위한 주장은 다르다”고 말했다. 앞서 이 지사는 20일 언론 인터뷰에서 “장사꾼도 신뢰가 중요하다. 아프고 손실이 크더라도 약속을 지키고 공천하지 않는 게 맞다”고 했다. ‘중대한 비리 혐의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경우 공천하지 않는다’는 민주당 당규에 따라 민주당이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성추행 등의 의혹으로 물러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민주당 소속이었다.

그러나 이 지사의 발언으로 무공천 논란이 확산되면서 이해찬 당 대표가 “그렇게 말하면 계속 시끄럽다”며 이 지사의 발언을 지적했고,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도 “(공천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당내에서 왈가왈부하는 게 현명한가”라고 했다.

결국 이 지사는 “정치인은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 감각을 가져야 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저 역시 대의와 명분을 중시하지만 현실 속 정치인”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지사의 발언으로 섣불리 답을 내리기 힘든 공천 논란이 너무 일찍 불거진 측면이 있다”며 “큰 주목도 받고, 원칙론자 이미지도 얻었으니 이제는 한 발 물러선 것으로 이 지사의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 스타일이 다시 한 번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