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1일만에 끊긴 직통전화…北 차단 선언한 청와대 핫라인은?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9일 1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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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대북특사단 방북 당시 합의
4·27 정상회담 1주일 전 시범통화로 개통
5·26 회담 성사 배경에 핫라인 가동 관측도

북한이 9일 남측과의 모든 연락 채널 차단을 공식 선언하면서 가장 마지막에 언급한 노동당 중앙위 청사와 청와대 사이의 직통 통신연락선은 남북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을 의미한다.

2018년 3월 대북특사단의 방북 성과로 출발한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은 개통 2년 1개월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2020년 6월9일 12시부터 북남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유지해오던 북남 당국 사이의 통신연락선, 북남 군부 사이의 동·서해 통신연락선, 북남 통신시험연락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와 청와대 사이의 직통 통신연락선을 완전차단, 폐기하게 된다”고 밝혔다. 개통날로부터 781일만에 남북 정상 핫라인 중단선언을 한 것이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은 2018년 3월5~6일 정의용 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한 대북특사단의 평양 방문에서 합의한 대표적 성과 중 하나다. 당시 특사단은 비상시 활용할 남북 정상 간 소통 채널로 핫라인 개설을 합의한 바 있다.

특사단이 4·27 제1차 남북정상회담 전에 시험 통화를 하기로 합의한 것에 따라 1주일 전인 4월20일 남북 실무자 간 첫 시험 통화가 이뤄졌다. 당시 청와대에선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 김재준 1부속실 행정관이 실무자로 참여했다.

남측 직통 전화는 문재인 대통령이 업무를 보는 청와대 여민1관 3층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됐고, 북측 직통 전화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업무 공간인 조선노동당 청사에 마련됐다.

문 대통령이 사용하는 직통 전화에는 비화(?話) 장치가 설치됐다. 비화는 도청 등을 피하기 위해 일반 음성 신호를 음어(陰語)로 변환해주는 특수 보안 장치를 일컫는다.

집무실뿐만 아니라 관저를 비롯해 대통령이 업무를 보는 청와대 공간이라면 어디서든 통화가 가능토록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무자간 시험 통화 이후 현재까지 남북 정상 사이의 핫라인 가동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다만 2018년 5·26 제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핫라인 가동을 통해 만남이 성사된 게 아니냐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정됐던 6·12 제1차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자, 남북 정상은 5월26일 판문점 북측 지역 판문각에서 극비리에 2차 남북정상회담을 했다. 이 때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이 처음 가동 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때 한차례 설치됐다.

2000년 6월 제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전 대통령의 제안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받아들이면서다.

다만 청와대 내부에 직통 전화가 있어 두 정상이 직접 목소리를 주고받은 형태로 운영되진 않았다고 한다. 이 핫라인은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악화되며 단절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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