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설’ 김정은 건재에 ‘복귀’냐 아니냐…나뉘는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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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5월 3일 1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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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건강이상설’이 제기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절인 1일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2일 1면에 보도했다. 20일 만에 공개석상에 나타난 김 위원장은 직접 준공 테이프를 끊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건강이상설’이 제기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절인 1일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2일 1면에 보도했다. 20일 만에 공개석상에 나타난 김 위원장은 직접 준공 테이프를 끊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재가 확인된 가운데 그의 행보를 ‘잠행 후 복귀’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 3일 분석이 나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인 2일 북한 매체의 보도에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것이 확인됐다. 참석 날짜는 노동절인 1일이라고 북한 매체는 보도했다.

지난달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뒤 20일 만에 첫 공개활동이었고, 그 사이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에 대해 수많은 설(說)이 제기됐다. 국내외 언론이 그의 순천린비료공장 준공식 참석을 ‘잠행 후 복귀’로 해석하게 된 이유는 이 때문이다.

그의 건강이상설은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에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으면서 제기됐다. 그가 집권 후 태양절에 이곳을 참배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례적”으로 평가한 이 행보 이후 김 위원장이 심혈관 시술을 받았다는 보도와 ‘수술 후 위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지며 파장이 커졌다.

동시에 ‘북한이 뭔가 반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최고지도자의 신변 문제가 제기됐는데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북한은 과거에도 최고지도자의 신변 관련 문제가 외부에서 제기됐을 때 여기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언급하는 것 자체가 최고지도자의 안위에 대한 기밀 노출이 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014년 김 위원장이 발목 수술을 받았을 때도 직접적으로 이 같은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인 뒤 41일 만에 지팡이를 짚고 나타나는 모습을 공개하며 나름의 대응을 했을 뿐이다.

이번 김 위원장의 20일간의 행보에선 이 같은 정황도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북한은 그가 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을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보도 속 김 위원장은 정상적으로 거동하며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에 대해 이른바 ‘북한식’ 정황 공개가 이뤄졌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길다고 보기 어려운 잠행 기간도 그의 행보를 ‘잠행 후 복귀’로 평가하기 어려운 점이다. 이번에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을 멈추고 신변 이상설이 제기된 기간은 20일이다.

그런데 정부에 따르면 올해만 해도 2주 이상 그의 공개활동이 식별되지 않았던 기간은 21일, 19일 두 번이 기록돼 있다. 북한 매체의 보도 기준으로 보면 지난 1월 26일부터 2월 16일까지(21일), 3월 22일 이후 4월 10일까지(19일) 공개활동이 없었다.

이 기간 동안에는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 문제가 한 번도 제기되지 않았다. 또 발목 수술을 받았던 지난 2014년 41일 간 잠행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의 20일간의 잠행은 이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극적인 재등장, 복귀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내부 동요가 전혀 감지되지 않은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자연스럽고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는 취지에서다.

실제 정부도 사태 초기부터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라는 입장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불필요한 논란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북한에 대한 정보를 선제적으로 공개한 것이다.

북한이 비료공장을 찾은 김 위원장의 행보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이 외부의 시선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도 여전히 고민의 지점이 있어 보인다.

북한은 이번 비료공장 준공식이 올해 신년사를 대체할 정도로 정치적 의미가 있는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 결정에 따른 ‘첫 성과’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 역시 지난 1월 올해의 첫 현지지도 장소로 이곳을 선택한 적이 있을 정도로 북한이 비료공장 준공에 공을 들인 것은 사실이다.

각종 건설 사업, 특히 올해 북한의 국가 기조인 ‘정면 돌파전’과 연관된 건설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북한의 정책 방향을 감안하면 노동절에 맞춰 비료공장을 준공한 것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준비 기간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보도는 김 위원장의 행보 자체보다는 정면 돌파전 부각에 초점을 맞춘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노동신문도 이날 보도에서 사상적 무장을 강조하며 정면 돌파전을 부각하는 특집 기사를 다수 실었다. 이 같은 기조는 김 위원장의 ‘잠행’ 기간에도 꾸준히 유지됐던 것이기도 하다.

다만 여전히 그의 건강 이상 가능성을 제기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가 겉으로 티 나지 않을 수준의 의학적 치료를 받았을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견 대립은 쉽게 결론 나긴 어려울 수 있다.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쉽게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동안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에 ‘현미경 관측’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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