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무상에 軍출신 리선권 임명…정세현 “반미통일전선 전개 의도”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20일 0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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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북한 개성시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한 북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자리를 뜨며 손사레를 치고 있다. 2018.12.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26일 오전 북한 개성시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한 북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자리를 뜨며 손사레를 치고 있다. 2018.12.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북한 외무상으로 리선권 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임명된 것을 두고 ‘반미통일전선’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정 부의장은 2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외무상 지휘 하에 반미 국제 통일전선을 전개하면서 외교 부분에서 어려운 점을 돌파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며 “반미 통일전선이란,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은 나라들과 ‘통일전선’을 형성하고, 미국의 대북압박과 유엔 제재를 뚫고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리선권은 군 출신이지만 통일전선부를 거치면서 대남 대화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며 “외교적이지 않은 사람이고, 미국에 대해서도 세게 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신임 외무상으로 알려진 리선권 전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2018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한국 측 기업인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정 부의장은 국제부장으로 러시아대사 출신 김형준을 임명한 것 역시 ‘반미 통일전선’의 핵심 국가라고 할 수 있는 러시아와의 협력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봤다.

그는 “러시아 대사 출신을 외교담당 부장으로 앉혀놓으면 중·러와의 협력이 비교적 원활할 것이고, 통일전선부 출신 외무상을 앞세워 반미 통일전선을 전개하면 미국이 따라다니면서 감시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부의장은 최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미국과 긴밀히 논의해야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정 부의장은 “대사가 한국정부의 대북 정책이나 한미 관계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낼 수 는 있다”면서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 직접 우리 허락을 받아야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일종의 주권 침해적 발언을 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처음”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에 부임했지만 이렇게 험한 말 하고, 주권을 침해하는 그런 식의 행동을 하면 기피인물,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라고 하는 PNG로 분류가 돼서 배척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우리 여론이 그정도로 좋지 않으니 지금 미 국무부가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가장 신뢰하는 대사’라고 언급하는 등 불 끄느라 난리가 난 것”이라고도 했다.

정 부의장은 “이른바 우리나라에서 미국통이라고 하는 학자들, 또는 미국 대사관에서 부르면 그야말로 자다가도 일어나서 쫓아가서 대통령이 종북 좌파에 둘러싸여 있다고 이야기하는 국회의원들, 정치인들, 이런 사람들이 해리스 대사의 그런 오만함을 사실 부추긴 측면도 있다고 본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최근 한미외교장관회담에서) 미국한테 남북 관계가 앞서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올해에는 남북협력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뒤 취재진에게 “북미와 남북 대화가 같이 보완하면서 선순환의 과정을 겪으며 가는 게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며 “하지만 특정 시점에서는 북미가 먼저 나갈 수도 또 남북이 먼저 나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것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여러가지 의견 나눴고 미측에서도 우리의 의지나 희망사항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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