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黃 단식텐트’ 강제철거 반발…7일차 기로에 놓인 투쟁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6일 12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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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청와대·관광공사, 한국당에 천막 자진철거 요청
"친정권 천막은 눈감고 겨우 추위나 막을 천막마저 뺏나"

26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부근에서 단식 농성을 일주일째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단식 텐트’가 강제 철거될 위기에 처하면서 황 대표의 단식 투쟁도 기로에 놓이게 됐다.

한국당은 황 대표가 영하를 밑도는 추운 날씨 속에 노숙 농성으로 인해 혈압이 떨어지는 등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자, 전날 청와대 사랑채 앞에 대형 몽골식 텐트로 천막농성장을 만들었다.

이에 청와대 김광진 정무비서관이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에게 문자 한 통을 보내 “황 대표님의 힘든 상황과 특수성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형평성 문제와 규정상의 문제가 있어서 자진철거해달라”며 철거를 요청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들도 전날 단식농성장을 찾아 한국당에 천막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강제철거)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사랑채 앞 구역은 국유지로 한국관광공사가 관리·운영을 맡고 있다.

황 대표의 ‘단식 텐트’가 현행법상 불법이라는 이유로 강제 철거될 조짐이 일자, 한국당 의원들은 강력 반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제1야당 대표가 목숨 건 투쟁을 한다. 그런데 청와대 정무비서관, 메시지 한 통으로 천막 자진철거 협박이나 운운하고 아예 관계자 몇몇이 나타나 강제철거 운운했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친정권 세력의 수많은 천막은 눈감고 겨우 추위나 막을 천막마저 뺏을 것인가”라고 따졌다.

나 원내대표는 “게다가 한 여권 인사는 건강이상설 너무 빠르다며 한 사람 목숨을 건 투쟁을 조롱했다”며 “이 정권의 도덕적 감수성 정말 의심된다”고 했다.

그는 “당대표께서 단식 투쟁을 시작한지 벌써 7일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과 청와대는 어떠한 응답도 없다”며 “이해찬 대표, 면피용 방문할 생각 말고 진짜 단식 중단시킬 해법을 제시하시라”고 요구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단식을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 밖에 없다고 본다”며 “민주당 뒤에 배후이자 몸통이자 머리는 청와대이고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걸 하늘도 땅도 국민 모두도 알고 있다”고 했다.

정 정책위의장은 “그런데 엎어지면 코닿을 데 있으면서 나와서 손 한번 잡고 정국 같이 풀어가자는 얘기는 못할망정 형식적인 이해찬 대표의 방문에 이어 바로 문체부, 관광공사 등을 뒤에서 조정해서 비닐 뜯어내겠다는 협박이나 하는 이런 정치 그만하길 바란다”고 쏘아 붙였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어제 청와대 비서관이 경호상의 이유로 텐트를 철거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는 황교안 대표가 이 자리에서 단식하는 동안 아세안 국가 정상들이 헬기로 초청받고 융숭하게 대접 받는다는 것을 보도로 봤다”며 “국가정상들과는 협력 동반자, 우호, 우방, 형님 이야기를 하고 청와대 헬기로 불러 융성하게 대접하지만, 국민의 대표인 야당의 대표가 단식하고 몸져 누워있는데 경호상 이유로 철거를 요청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정 원내수석은 “겁나기는 겁난 모양이다. 황 대표 단식과 잘못된 패스트트랙으로 인한 민심의 저항으로 겁나긴 겁나는 모양”이라며 “(천막을) 철거한다해도 민심의 저항을 막을 수는 없다”고 반발했다.

전날 저녁부터 이날 새벽까지 철야 농성을 함께 한 김성태 의원은 “어젯 밤에는 정상인도 견디기 힘든 칼추위였다”며 “이런 극한 상황에서 황교안 대표 단식이 일주일째 이르러 추위와 체력저하로 하루하루 조마조마한 심정”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또 “목숨을 건 전례없는 투쟁에 586세대 정치 낭인들은 황제단식 운운하며 야당 대표를 폄훼하더니 이제는 각종 언론 인터뷰와 SNS를 통해 막말하며 공격하고 있다”며 “심지어 황 대표 단식 언론기사에 좌표를 찍어 악성 댓글을 다는 등 조직적 움직임도 보인다. 건전한 문화를 조성해야 할 정치리더들이 오히려 정치 혐오를 조장하는 셈이다”라고 성토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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