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억류 러시아 선박 한국인 2명 11일 만에 귀환…건강 양호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28일 13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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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어선에 승선했다가 북한에 나포된 한국인 선원 2명이 억류된 지 11일 만에 무사히 귀환했다.

통일부는 28일 “지난 17일 동해상 표류 중에 북한당국에 단속됐던 우리 국민 2명이 탄 선박 ‘시앙 하이 린(XIANG HAI LIN)’ 8호가 속초항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해당 어선은 지난 27일 오후 7시께 북한 원산항을 출발해 이날 오후 1시12분께 속초항에 입항했다. 선박에는 한국인 2명을 포함해 러시아 선원 15명 전원이 탑승했고, 북한의 단속 11일 만에 우리측에 무사히 귀환하게 됐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우리 국민 2명의 건강은 모두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들은 속초항 입항 후 의료기관에서 의료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또 정부는 선원들의 귀환 조치에 대한 상황을 인지한 직후 가족과 이를 공유했다.

정부는 선원들을 상대로 단속 경위 등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정보조사 등을 벌일 예정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당국 차원의 확인이 필요하며, 귀환 이후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귀환 조치와 관련해 북측의 보도나 통지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귀환 조치 배경에 대해서는 그간 러시아 선박에 대한 북측의 조사가 완료됐고 상세한 내용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북측이 우리 국민을 포함한 인원과 선박을 안전하게 돌려보낸 것에 대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선박 인원에 대한 송환 조치는 국제법과 관례에 따른 인도적 조치로서 남북관계 상황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오후 7시께 속초항에서 출항한 러시아 선적의 300t급 홍게잡이 어선 ‘시앙 하이 린’ 8호는 17일 기관 고장으로 동해 북측 수역에서 표류하다 북한 수역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북한 당국에 단속됐다.

이 어선은 러시아 극동 남단 자루비노항으로 이동해 조업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출항 하루 만에 표류하다 북한 당국에 단속되면서 원산 인근에 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선박에는 러시아 선원 15명과 한국인 2명이 승선하고 있었다. 한국인 2명은 50~60대 남성으로 홍게잡이 관련 기술 지도·감독 업무를 위해 배에 올랐다. 러시아 측의 초청장을 받고 승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18일 오후 관계당국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같은 날 늦은 오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우리 국민의 신변 등에 관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이어 19일에는 대한적십자사 회장 명의의 대북 통지문을 발송했다. 통지문에는 우리 국민이 안전하게 예정된 일정을 재개하거나 신속하게 귀환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북측은 단속 일주일째인 24일까지도 우리 정부의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공동연락사무소 연락대표 접촉에서도 조사 중인 한국인에 관한 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부는 남북 간 연락채널과는 별도로 러시아 측과의 외교 채널을 활용해 이 선박에 대한 북한 당국의 조사 진행 상황과 한국인 승선인 2명의 신변 안전 확인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와 관련,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 측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억류된 선원들은 모두 건강하며, 한국인 선원들은 호텔에서 조사를 마친 후 선박으로 돌아온 상태”라면서 “하루빨리 조사를 끝내고 선원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북한 당국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국인이 승선한 어선이 북한 당국의 조사를 받은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8월 55대승호 선원 7명은 북한 당국의 조사를 받고 31일 만에 귀환했다. 또 2017년 10월에는 391홍진호 선원 10명이 북한 당국의 조사를 받고 7일 만에 돌아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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