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전통 우호국’ 과시하며 밀착…비핵화 협상 국면은?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25일 22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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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체제보장’ 주장하며 한반도 영향력 과시 의도
北, 우호 관계 강조하며 ‘우군 확보 총력’

북한과 러시아 정상이 8년만에 손을 맞잡고 밀착 행보에 나서면서, 비핵화 협상이 어떤 전개 국면을 맞게될지 주목된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를 보이며, 새로운 행위자(Actor)의 등장은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께 처음 만나 단독회담과 확대회담 등 3시간 가량 첫번째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전 모두발언을 통해 “오랜 친선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두 나라의 관계를 보다 더 공고하고 건전하게 발전시키는 데 아주 유익한 만남이 될 것”이라고 양국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환영공연에 앞서 건배사를 통해서도 “조선과 러시아는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지맥으로 잇닿아 있는 친선적 우방”이라고 우호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귀중한 친구’, ‘전우의 정’, ‘러시아의 친근한 벗들’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양국 관계의 친선을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례적으로 30분이나 회담장에 일찍 도착해 김 위원장을 영접하는 등 사실상 국빈급 의전을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양 정상은 비핵화에 대해서도 의견을 공유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의견들이 공유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푸틴 대통령이 공동발표문 형식이 아닌 질의응답 식의 기자회견을 가진 것을 볼 때, 비핵화에 대한 해법을 두고선 양국의 미세한 입장차가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는 입장이 유사하고, 핵 비확산에 대해서도 입장이 같다”며 “유엔 내에서 이뤄지는 결의안과 관련해서도 논쟁이 이뤄지긴 하지만 비핵화를 위한 공동의 목적을 향해 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푸틴 대통령은 6자회담을 언급하며 다자안보협력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북한을 ‘지원’하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에 주변국으로서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이 존재감을 보이고 싶어하는 의지는 확대회담의 배석자를 통해서도 엿보인다. 통상적으로 이날 북러 확대회담에선 배석자가 ‘2대10’의 불균형을 이뤄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날 확대회담에선 북한 외교실세인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배석했고, 러시아 측에서는 카운터파트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 담당 보좌관이 배석했다.

이어 유리 트루네트녜프 부총리, 교통부 장관, 철도공사 사장 등 경제 분야 핵심 관료 등 총 10명이 배석했다.

여기에다 푸틴 대통령은 환영공연에 앞서 건배사를 통해 ‘힘을 합치면 산을 옮길 수 있다’는 북한 속담을 언급하며 외교적 해결에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했다.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러시아가 존재감 과시를 원하며 한반도 외교 무대에 등장, 비핵화 국면은 좀 더 복잡해 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 대해 따를 뜻을 보이면서도, 북한의 제재 문제에 대해 숨통을 틔워줄 가능성을 시사해 러시아의 대북 ‘조력’이 비핵화 국면을 장기화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외화벌이 창구인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을 우회적으로 시사하고, 북한의 체제보장을 러시아가 강조하는 등 북한으로선 북러회담으로 완전한 성공은 아니지만 절반의 성공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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