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경고수위 높이는 美… 평양 순안공항도 ‘미사일 시설’ 지목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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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안보]동창리 복구 이후 도발여부 촉각
CSIS “사진 보면 발사준비 비슷”… 軍 “로켓 반입 없어 가능성 낮아”
안보리 “北, 미사일 시설 분산중… 우라늄농축 원심분리기 구입 시도”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도발 징후가 끊이지 않으면서 실제로 도발이 감행될지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도 “동창리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며 주시하고 있다”(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인공위성 운반용 장거리 로켓을 가장해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해온 동창리 발사장을 복구 중이라는 사실은 5일 국가정보원의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보고 과정에서 처음 나왔다. 당시만 해도 실제 도발 못지않게 ‘폐기를 위한 복구’라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북한이 하노이 합의 성사를 염두에 두고 폭파 시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지붕과 외벽 등 큰 구조물 위주로 정상회담 전부터 미리 복구해 놓았다는 분석이었다. 일주일이 지난 12일 현재 이런 분석은 조금씩 힘을 잃고 있다. 미국 언론 및 북한 전문 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동창리에서 도발 임박 징후가 포착됐다는 보도나 발표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6일과 8일 촬영된 동창리 위성사진을 분석하며 “로켓을 발사대로 운반하거나 엔진을 시험대로 이동시키는 준비 작업과 비슷하다”고 9일(현지 시간) 밝혔다. 폭파를 위해 시설물 외관만 복구하는 수준이 아니라 ‘도발 세부 절차’까지 진행되고 있다는 것.

군 당국은 대외적으론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비공식적으론 아직까지는 도발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없다는 입장이다. 도발이 임박했다면 평양 산음동 병기연구소에서 제작한 로켓 동체 등을 운반하기 위한 열차가 동창리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산음동 일대의 움직임이 평소와 다르지 않다는 것. 군 소식통은 12일 “현재까지 로켓 동체나 부품이 동창리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또다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1월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 ‘화성-15형’ 확보에 성공한 북한으로서는 또다시 장거리 로켓 발사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대화의 판을 깨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도발 가능성을 낮게 봤다.

동시에 일각에선 북한이 동창리 폐기를 도발 재개를 위한 전략적 카드로 쓸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북한이 동창리 복구를 마친 뒤 지난해 5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때처럼 기자들을 초청해 폭파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비핵화 조치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는 것. 그 뒤에도 미국이 영변 핵시설 폐기 등 자신들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미국에 책임을 돌리고 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 재개에 나서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이번 주 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될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도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이 미사일 시설을 분산시키고 있다”면서 그중 하나로 평양 순안공항을 지목했다. 순안공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무실 등 지휘부 시설이 인근에 있어 미국의 감시가 집중되는 곳이다. 북한은 이곳에서 2017년 8, 9월 준ICBM인 화성-12형을 드러내놓고 쏘며 ‘미국의 위협에 굴하지 않겠다’고 과시했다. 북한은 이곳에 미사일 발사대 보관 갱도, 연료 저장소 등을 모두 갖춰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엔 북한이 제3국 등으로부터 핵물질인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하기 위한 원심분리기 구매를 시도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도 “북한이 영변 및 강선 시설 내 원심분리기 가동을 중단했다는 징후는 없다”며 핵물질 생산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신나리 기자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csis#안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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