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한미군 감축 논의 안해”… ‘충동적 합의’ 우려 해소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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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부총리 면담 자리에서
“中 많이 도와줘… 회담 성공할 것”, “김정은과 협상 진전 기대” 트윗도
美내부선 ‘비핵화 큰 입장차’ 우려… WP “성과 얻으려 양보 가능성”

中 무역협상단과 마주 앉은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2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이끄는 중국 무역협상단과 마주 앉아 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신화 뉴시스
中 무역협상단과 마주 앉은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2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이끄는 중국 무역협상단과 마주 앉아 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신화 뉴시스
“행정부 관리들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와 어떻게 만날 수 있는가?”(기자)

“싱가포르는 엄청난 성공이었다. 가짜뉴스는 그걸 다르게 그리고 싶어 한다. 어떻게 되는지 보자. 성공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면담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27,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회의론을 일축했다.

○ 비핵화 회의론, 주한미군 협상카드 우려 일축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북-미)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내가 취임한 이후 중국이 북한 및 김정은과 관련해 우리를 많이 돕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류 부총리가 참석한 자리에서도 비핵화 협상에서의 ‘중국 역할론’을 거론하며 기대를 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협상) 테이블에 주한미군 감축은 없다”고 선을 그어 ‘돌발 합의’에 대한 워싱턴 조야의 경계감에도 적극 대응했다. 그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발표하는 바람에 ‘충동 합의’ 논란도 일었다.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가 불거지면서 주한미군 감축이 ‘협상 카드’로 올라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미 고위 당국자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협상 의제에서 배제한 것은 지난번 같은 ‘돌발 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 “북-미 비핵화 정의 큰 간극 여전”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가 주목하는 2차 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을 요구한 미 관리들을 인용해 “양측이 비핵화가 서로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기본 정의조차 합의하지 못했다. 미국과 북한 협상대표들 간 간극이 여전하다”고 했다. 이어 “일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승리로 부를 수 있는 상호 약속을 이끌어내기 위해 일대일 면담 등 대면 대화에서 큰 양보를 할 압박을 느낄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북한도 대미 압박에 나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정현이란 인물의 개인 논평을 통해 “미 행정부는 반대파 세력에 휘둘리다가 북-미 협상을 교착에 빠뜨린 지난해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이 눈치, 저 눈치 보다가는 북-미 관계 개선과 세계 평화를 달성하려는 꿈이 깨지고 희귀하게 찾아온 역사적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은 협상 의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여전히 백악관은 2차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대통령 측근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대통령은 2차 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를 향해 지속적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이 되길 원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강조했다.

○ 트럼프 대통령 25일, 참모들도 줄줄이 베트남행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25일 일찍 하노이로 떠난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협상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참모들도 속속 베트남행을 준비하고 있다. 로버트 팰러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26∼28일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뒤 28일부터 3월 1일까지 필리핀 마닐라를 찾는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이 정상회담 하루 전에 베트남에 도착해 정상회담 지원에 나선다는 얘기다. CNN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하노이에 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와 트럼프 대통령의 아내 멜라니아의 접촉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세라 쿡 CBS 기자는 트위터에 “멜라니아가 이번 하노이 방문에 동행하지 않는다”고 썼다. 다만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하노이에서 만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황인찬 기자
#트럼프#주한미군#북-미 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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