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왜 신년사 발표 전 친서를 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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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30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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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답방 무산 따른 ‘예양’ 차원인 듯
남북 정상 간 신뢰 재확인…협상판 유지 의지도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에서 열린 환송 공연이 끝난 뒤 떠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배웅하고 있다. 2018.4.27/뉴스1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에서 열린 환송 공연이 끝난 뒤 떠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배웅하고 있다. 2018.4.27/뉴스1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문재인 대통령에 ‘친서’를 보냈다. 국내 안팎의 눈이 이틀 뒤인 내달 1일 북한의 신년사에 쏠린 가운데 친서를 보낸 점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이미 약속했던 연내 방남이 무산된 가운데서도 남북 정상 간 신뢰를 재확인하면서 대화 의지가 있다는 점을 여전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신년사 발표 전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낼 정도로 두 지도자 간 신뢰가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통해 2018년을 마감하는 따뜻한 인사를 전하고 내년에도 남북 두 정상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나가자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두 정상이 평양에서 합의한대로 올해 서울 방문을 고대했으나 이뤄지지 못한 걸 못내 아쉬워했다”며 “앞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올 초 평창 동계올림픽 북측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방남한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담은 친서를 보낸 바 있다.

신년사와 친서로 이어지는 국면에서 남북관계는 개선 물꼬를 텄고 올 한해에만 3차례의 정상회담을 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에서 연내 답방 의지를 밝혔고, 이에 따라 방남은 연내로 추진됐었다. 그러나 최근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에서의 연내 답방은 사실상 불발됐다.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불발은 북한 지도자의 사상 첫 방남이지만 북미 협상이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이에 걸맞는 ‘성과’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해를 넘기기 직전 다시 한 번 친서를 보내온 것은 자신이 이미 내뱉은 말인 ‘연내 답방’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이를 통해 여전히 협상 국면을 유지하고자 한다는 점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주변 상황으로 인해 방남이 성사되지는 않았으나 ‘깜짝’ 친서를 통해 남북 간 여러 채널로의 소통이 유지되고 있으며 정상 간의 신뢰가 굳건한 점을 재확인 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친서 내용 가운데 ‘한반도 평화번영을 함께하자’라고 언급한 대목은 김 위원장 역시 북미 후속 협상 등에 있어 문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구체적인 메시지는 신년사를 통해 전달하겠지만 이번 친서 목적은 답방을 하지 못한 데 대한 예양차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체면을 세워주고 우리 측에도 성의를 보인 측면이 크다”며 “남북 관계를 계속 가지고 가면서 협상 동력이 상실되기 전에 이를 이어가고가 하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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