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40년간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文대통령, 체코서 원전 세일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9일 02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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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 회담을 갖고 “한국은 지난 40년간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면서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며 체코 원전사업에 한국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과 바비시 총리는 이날 프라하 시내 한 호텔에서 가진 회담에서 양국이 체코 원전 건설 사업에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현재 24기의 원전을 운영 중에 있다”며 “(한국이 수주한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도 사막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도 비용추가 없이 공사기간을 완벽하게 맞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뛰어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체코가 추진하는 원전사업에 한국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바비시 총리는 “”UAE 바라카 원전사업의 성공 사례를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의 원전 안전성에 관한 기술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우리도 아직 준비가 마무리되지 못했다“면서 ”추후 긴밀히 협의해나가자“고 말했다.

바비시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한국의 체코 원전 사업 참여에 예상보다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에 대해 높게 평가하면서 한국 기업의 원전 건설 참여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는 것이다. 체코는 내년 총사업비 21조 원에 이르는 신규 원전 프로젝트 국제 입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체코 원전 세일즈 외교에 대해 ‘로키(low-key)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당초 체코 원전 수주는 러시아가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유럽연합(EU)과 러시아 관계가 악화되면서 한국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 하지만 아직 체코가 어떤 조건을 내밀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국이 너무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일 경우 자칫 체코의 몸값만 높여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원전의 경제성은 체코 측에서도 분명히 인정하고 있다“라면서도 ”원전 업계에선 아직 체코의 의중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치게 기대를 키우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바비시 총리가 언급했듯이 아직 구체적인 입찰 계획이 잡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 정부는 이에 맞는 전략을 갖고 원전수주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둔 빡빡한 일정을 쪼개 체코를 방문하고도 원전 세일즈 외교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밋밋한 대응을 두고 국내에선 탈(脫)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 원전을 수출하려는 데서 오는 불협화음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취임 초 원전 안전 문제를 지적하며 탈원전을 선언한 상황에서 해외에서 국내 원전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원전 세일즈 외교를 적극적으로 부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날 ”한국은 단 한건의 (원전) 사고도 없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해외에도 알려질 만큼의 큰 규모의 원전 사고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에너지전환(탈원전)정책과 원전 수출은 모순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에너지 전환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좁은 국토에서 원전이 밀집해있는 안전성 문제를 고려한 것“이라며 국내와 해외의 원전 안전성은 사정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프라하=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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