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워마드 성체 훼손에 “정치 배후 의심…여성운동 외피→극우정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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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11일 12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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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씨. 사진=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김어준 씨. 사진=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방송인 김어준 씨는 남성 혐오 커뮤니티의 잇단 논란과 관련해 "어떤 정치 기획이 그 배후에서 작동된 것이 아닌가"라고 의심했다.

김 씨는 1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오프닝에서 "또 다른 사회적 약자 난민을 가장 격렬히 비난하고 김구-안중근-윤봉길은 남성이라 경멸의 대상이지만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은 그 대상에서 제외. 박근혜 전 대통령은 남성 성기가 없어서 탄핵이 됐을 뿐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해야 하며 이런 극단적 혐오와 함께 박사모-엄마 부대가 결합한 최근 일부 커뮤니티 행태는 여성 운동의 일부가 격해진 것을 넘어서서 극우가 여성 운동 외피를 쓰고 냉전과 지역이 담당했던 분열 프레임 동력을 남녀 갈등과 제노포비아(xenophobia·외국인 혐오)로 대체하려는 그런 의도가 개입된 것이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이어 "인터넷 사회과학의 분석 대상이 아니라 어떤 정치 기획이 그 배후에서 작동한 것으로 아닌가. 엄중한 감시의 대상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씨는 "원래 초기에 일부 커뮤니티의 자극적인 말들은 오랫동안 쌓여왔던 남성중심 사회와 구조, 그걸 공세적으로 공략하는 새로운 운동기법으로 봤다. 약자는 원래 권력과 수단이 제한적이니까 의도적으로 위악적이 되고 그런 강자가 기존에 시도한 기법을 빌려서 되돌려주고 효과를 극대화하고 이러한 것은 새로운 운동 기법으로 이해된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특히 올해 들어서 어떤 특이점을 본다고 말씀드렸는데 이 해석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굉장히 극우적이고 점점 정치적 목적을 노골화하는 움직임이 일부에서 분명히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씨는 "어제는 (워마드의) 천주교 성체 모독하는 게시물이 크게 논란이 됐다. 성체 모독은 천주교에서 대죄이고 교황청에 보고될 사항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유럽 극우 정당이 최근에 득세하고 있지 않냐. 극우 정당이 이런 방식으로 성장했다. 과거에 유럽 극우 정당은 유태인 혐오로 출발했다. 그때는 제한적인 성공밖에 못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극우 국민전선 르펜, 독일 네오나치가 유태인 혐오를 기반으로 하는 거다. 이 다음 세대에서는 유대인을 이슬람으로 대체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의 지지기반은 20대다. 경제적 취약층이다. 20대 박탈감을 외국인 노동자, 혹은 무슬림, 제노포비아로 공략을 했고 이것이 성공을 거뒀다. 성공 모델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젠더이슈에 변종으로 붙은 것으로 본다. 그래서 이들 커뮤니티가 난민 이슈에 굉장히 부정적이었다. 여성 운동 표방하면서 사회적 약자인 난민을 공격하는 게 모순이지 논리적인 모순이지 않냐. 이슬람은 반(反)여성적이고 강간 문화가 있다는 걸 만들어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의 극단적인 움직임을 여성계가 스스로 분리해내야 한다. 여성 운동 외피를 쓰고 극우정당의 토대로, 진보의 분열점으로 작동할 것이다. 심각하게 왜곡시킬 수 있다. 실제 외국의 성공 모델이니까. 남자가 불편해서 이런 차원에서 말하는 게 아니고 사회과학으로 해석하려고 하는데 정치적 시도가 있지 않느냐. 잘 대처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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