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軍, 부국으로 가는 길/LIG넥스원]첨단 미사일에서 레이더까지…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산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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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 신궁 현궁 비궁 해성 등 영공-연안 수호 핵심전력 개발
근력증강로봇, 드론, 사이버전 등 미래전 핵심기술 개발에도 나서

멀리 떨어진 적의 표적을 족집게처럼 타격하는 정밀유도무기는 국방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첨단 무기체계이다. LIG넥스원은 군 연구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유관기관과 함께 천궁을 비롯해 신궁과·현궁, 해성 등 땅과 바다에서 발사되는 다양한 정밀 유도무기와 각종 레이더·센서 등을 개발 양산해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방산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업계 최대 규모의 연구인력 보유

대부분의 정밀유도무기를 해외에서 도입하거나 모방하는 데 그쳤던 우리나라의 국방기술은 ADD와 LIG넥스원이 개발한 최초의 국산 유도무기 ‘현무’를 시작으로 노후화된 미국의 호크 중거리 지대공 요격 미사일을 대체하는 ‘천궁’을 독자 개발하는 수준까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이 밖에도 LIG넥스원은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신궁)와 휴대용 대전차 유도무기(현궁), 함대함유도무기(해성), 어뢰(청상어, 백상어, 홍상어) 등 우리 군이 필요로 하는 정밀 유도무기를 ADD와 함께 개발 양산하면서 세계적 수준의 선진방산업체 반열에 오르게 됐다.

이 같은 고도 성장의 비결은 과감하고 지속적인 기술 투자 덕분이었다. LIG넥스원의 전체 임직원 3200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연구원이며 그중 60%가 석·박사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단일 방산기업으로는 업계 최대 규모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기술경영’ 철학 아래 당장의 실적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연구개발(R&D) 분야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6번째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개발

LIG넥스원은 40여 년간 축적해 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ADD 등 군 연구기관, 협력업체와 함께 중거리 유도무기인 ‘천궁’, 2.75인치 유도로켓인 ‘비궁’,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인 ‘신궁’ 등 대한민국 영공과 연안 방어에 최적화된 최첨단·최신예 무기체계들을 개발·양산하고 있다.

대표적 결실이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인 천궁이다. ADD 주관 아래 미국에서 도입된 지 40년이 지난 호크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2006년부터 천궁의 체계 개발을 시작해 성공적으로 완료한 뒤 본격적인 양산을 진행 중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등 선진국에 이어 자국 기술로 개발·양산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로 영공을 지키는 여섯 번째 국가가 됐다.

천궁은 중고도를 비행하는 적 항공기를 요격하는 중거리 방공무기로 기존 호크 미사일에 비해 대(對)전자전 능력이 대폭 향상되었으며, 명중률도 월등히 높아졌다. 다수의 표적과 동시에 교전할 수 있으며 수직발사시스템(VLS)을 갖춰 공중에서 점화 및 유도되어 발사 지점을 은폐할 수 있어 네트워크 중심전(NCW·Network Centric Warfare) 위주의 현대전장에 최적화된 무기체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핵과 탄도미사일 등 북한의 비대칭 전력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구축 중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에서도 천궁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 기습침투 저지하는 비궁과 신궁


유사시 특수부대를 태운 북한 공기부양정의 해상 기습침투는 군 당국이 우려하는 주요 도발 시나리오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ADD 주관으로 2012년부터 3년에 걸쳐 개발한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도 자주국방을 위한 핵심 무기체계이다.

해병대가 연구 개발에 참여하고 독자적으로 운용하는 첫 무기체계인 비궁은 노후화된 해안포를 대체해 서북도서와 해안 지역에 배치된다. 비궁은 다수 표적에 대한 동시 대응이 가능하고, 차량 탑재형으로서 기동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표적탐지·발사통제 장치가 한 차량에 탑재되어 단독작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LIG넥스원은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핵심부품 국산화에도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탐색기의 국산화는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과 방위사업청, ADD 등 군 유관기관의 협조 아래 진행된 연구개발 노력의 결실이다. 지난해 5월 기품원은 한국형탐색기를 탑재한 신궁의 품질인증사격이 성공리에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미국, 러시아 등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독자 기술로 개발한 탐색기를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에 적용하는 국가가 되었다.

미래 전장 기술 개발에도 박차

LIG넥스원은 근력증강로봇과 무인 수상정 및 잠수정, 사이버전 등 미래전장과 관련된 핵심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미래 보병체계의 핵심기술로 전 세계 주요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근력증강로봇이다. LIG넥스원은 착용로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10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해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LEXO(Lower Extremity eXOskeleton for Soldiers)란 브랜드로 차별화하며 한발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양드론 분야와 관련해서도 방위사업청 국방로봇사업팀 및 민군협력진흥원과 함께 ‘연안감시정찰 무인수상정’ 시범 운용 사업을 진행 중이다. 수중탐색 무인잠수정(수중드론) 분야에 대해서도 선행투자 및 자체개발을 통해 핵심기술을 확보했다.

지상과 해양, 공중, 우주에 이어 ‘제5의 전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사이버전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2014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사이버전 시뮬레이션과 기반기술, 방어 분야 등의 주요 연구개발 사업들을 진행해 온 LIG넥스원은 작년 12월 고려대와 사이버전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사이버전 기술공동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lig넥스원#국방#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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