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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대통령은 실전 뛸 리더… 행정-정치경험 두루 갖춰야

입력 2017-03-27 03:00업데이트 2017-03-2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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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뉴리더십 세우자]<4> 역량 검증된 유능한 대통령 차기 대통령은 5월 10일 취임과 함께 임기가 시작된다. 당선되자마자 곧바로 국정을 책임질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느냐가 유권자들의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인 셈이다. 더욱이 여소야대(與小野大)의 정치 지형과 탄핵 정국으로 인한 극심한 국론 분열 탓에 정권 초 ‘허니문’ 기간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전문가들은 새 대통령이 이런 난맥상을 헤쳐 나가려면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검증된 공직 경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민과 국회를 설득할 수 있는 소통 능력이나 미래 비전, 도덕성과 같은 ‘비(非)직무 역량’ 못지않게 국가 현안을 빠르게 이해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신속하게 도출해 내는 ‘직무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다.

○ 아마추어리즘이 빚은 참사

18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둔 2012년 11월. 당시 새누리당 후보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경제민주화 △정치 쇄신 △외교·안보·통일 등 분야별 공약들을 잇달아 발표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매번 정책 공약을 죽 읽은 뒤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이어진 질의응답은 경제 분야의 경우 안종범 강석훈 당시 의원이, 외교 분야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정치 분야는 안대희 전 대법관이 맡는 식이었다.

이때부터 박 전 대통령이 현안별 전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학창 시절 어깨 너머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지켜봤지만 실제 국정에 참여한 것은 아니다. 육영수 여사가 사망한 뒤 5년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지만 주된 역할은 행사 참여였다.

당시 당 대표로 두 차례 당을 위기에서 구해 낸 정치인으로서의 성과가 부각되면서 공직 경험이 부족한 점이 묻힌 측면도 있다. 박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았던 김종인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준비가 안 됐는데 준비됐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증세 없는 복지’, 창조경제 등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경제 공약들이 정권 초기부터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런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예고된 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3년 8월 정부는 연말정산 과세 방식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꾸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가 5일 만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수정안을 내놨다. 한 전직 관료는 “소득세율은 그대로 두고 세금공제액을 줄이는 방식의 꼼수로 국민에게 ‘증세 없는 복지’를 설득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자체가 정책에 대한 이해 부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공직 경험과 역량, 철저히 검증해야”

전문가들은 차기 대통령의 성공 조건으로 풍부한 국정 경험을 꼽는다. 물론 행정 경험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공직 경험이 짧더라도 뛰어난 소통 능력과 용인술로 성과를 낸 리더가 적지 않다.

다만 차기 대통령은 당선 후 국정 과제를 체계적으로 가다듬을 충분한 시간 없이 바로 국정 운영에 들어가야 한다. 장기 경제 침체와 외교 난맥상 등 복잡한 국정 현안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공약을 실현할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갖고 있지 않으면 초기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특히 탄핵 정국으로 사실상 국정 컨트롤타워가 붕괴된 상황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국정의 맥을 짚지 못하면 ‘리더십 공백 상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국정 운영은 선거 때 공약을 준비하고 발표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집권 후 배워서 국정을 운영하려다 보면 우선순위도 못 정하고 우왕좌왕하는 ‘아마추어리즘’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대선 주자들의 국정 운영 능력을 검증하려면 행정이나 정치 경험이 일정 기간 있었는지와 공직을 맡았을 때 위기 극복 과정에서 어떤 역량을 보여 줬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갈등 조정 역량이나 위기 돌파 능력을 보여 줬는지 실제 사례 위주로 검증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용직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역대 대통령들은 관심이 있는 한두 분야를 벗어나면 급격히 이해도가 떨어졌다”며 “당면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려면 국정을 총괄해 리드할 줄 아는 식견과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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