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플루토늄 50여kg 보유…핵무기 소형화 기술 진전” 2016 국방백서 발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1일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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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PU)을 50여kg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고농축 우라늄(HEU) 프로그램과 핵탄두 소형화 기술도 상당한 수준으로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국방부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6 국방백서'를 발간했다. 국방백서는 격년제로 발간되면 이번 백서는 박근혜 정부에서 두 번째로 펴낸 것이다. 군 당국은 2008년 국방백서 이후 2014년판까지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을 40여kg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2년 만에 10여kg이 늘어난 것으로 평가를 바꿨다. 군 관계자는 "2013년 이후 영변 원자로의 가동 및 정지시점, 폐연료봉 재처리 동향, 핵실험의 플루토늄 소모량 등을 종합 고려해 판단한 수치"라고 밝혔다. 백서 내용대로라면 북한은 당장 7~12기의 핵폭탄(기당 4~6kg 플루토늄 필요)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보유한 셈이 된다.

백서는 또 HEU 프로그램도 '상당한 수준'으로 진전 중이라고 기술했지만 지하시설에서 은밀히 이뤄지는 탓에 구체적인 보유량 추정치는 적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북한 전역에 1만 여개의 원심분리기 비밀시설을 통해 매년 30kg의 HEU를 생산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핵탄두 소형화 기술은 2014 백서와 마찬가지로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능력은 2년 전보다 다소 후퇴한 것으로 기술됐다. 2014년 백서에서는 "(북 장거리미사일이)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 능력을 갖춘 것으로 기술했지만 2016년 백서에서는 아직 개발 중인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무수단 중거리미사일(IRBM)의 잇단 시험발사 실패를 볼 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미사일의 성능도 불완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ICBM과 핵탄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을 국방백서에 처음으로 명기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 실태를 반영했다.

사이버공격 및 테러 위협도 백서에 처음으로 명시됐다. 특히 북한의 사이버전 인력은 2년 전보다 800여 명이 늘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스커드-ER 미사일의 사거리를 1000km로 늘리고, 휴전선(MDL)에서 평택미군기지와 계룡대를 타격할 수 있는 300㎜ 방사포 10여 문을 실전배치하는 등 대남 기습타격 능력을 강화했다는 대목도 기술됐다. 핵탑재가 가능한 스커드-ER은 함북지역에서 쏘면 한국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북한군 상비 병력은 128만 명으로 2년 전보다 8만 명이 늘었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치적 과시용 건설 전담부대(2개 군단)가 인민무력성 산하에 창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우상화' 시설 건립에 군 병력이 대거 동원되고 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또 핵·미사일 실전배치가 가시화됨에 따라 이를 총괄하는 전략군 병력은 1만 여명으로 확대 편성했다고 백서는 기술했다.

한편 2016 국방백서에는 박근혜 대통령 관련 내용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백서에선 박 대통령의 사진 3장과 정상외교의 군사교류 기여 성과 등이 실렸지만 이번 백서에서는 모두 빠지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사장 방문 사진 2장이 게재됐다. 군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직무정지 이후 황 권한대행이 군통수권자라는 점과 국민정서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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