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박근혜 정부 교육실패 보여준 PISA 성적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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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15세(고1∼중3)를 대상으로 하는 2015년 국제학업성취평가(PISA) 결과 읽기, 수학, 과학 영역 모두에서 2012년에 비해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국제적 교육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인 PISA는 3년마다 시행되고, 2015년엔 72개국이 대상이었다. 한국의 경우 2012년엔 읽기 3∼5위, 수학 3∼5위, 과학 5∼8위였으나 2015년엔 읽기 4∼9위, 수학 6∼9위, 과학 9∼14위로 떨어졌다. 작년의 각 영역 순위는 PISA가 시작된 2000년 이래 가장 낮았다.

 PISA 순위 하락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우리 학생들의 전반적인 학력 수준 저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단순한 문제 풀이보다는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 위주로 선발하는 대학입시의 결과라는 분석도 있지만 수시전형이 늘어 교과 공부에 대한 열의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PISA에서 한국은 성취도는 최상위권이었던 반면 과목에 대한 자신감이나 흥미를 나타내는 지수가 최하위권이어서 걱정이었는데, 2015년 조사에서는 흥미도는 여전히 낮았지만 자신감이 대폭 상승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영역별로 상위권의 성취 수준은 소폭 하락한 데 비해 하위권의 성취 수준이 크게 하락한 것에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학력 부진 학생이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2012년에 비해 수학의 평균 점수 하락이 30점으로 가장 크다. 사회 양극화처럼 교육에서도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 같다.

 ‘꿈과 끼를 찾는 교육’을 내건 박근혜 정부 들어 중고교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상승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기초학력 부진 학생은 학교와 사회 부적응으로 이어져 개인의 성장은 물론이고 국가 발전에도 걸림돌이 된다. 더구나 이 정부 들어 초등학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의 폐지로 학업부진 학생을 초등 단계에서 파악할 수 없게 됐다. 학력부진 학생에 대한 공교육의 책무성과 예산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기초학력보장법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국제학업성취평가#pisa#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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