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통 느낄 때 새로운 변화” 대북 강경발언 조태열 주유엔 대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7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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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신임 주유엔 한국대표부 대사(61)는 6일(현지 시간) "남북관계 경색이 있고, 여러 가지 불안한 요소가 잔존하더라도 (지금의) 대북 제재 압박 기조는 인내심을 가지고 유지해야 한다. 북한이 고통을 느낄 때 새로운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앞 한국대표부 건물에서 뉴욕 특파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제재 결의안 채택 등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지금 이렇게 (대북 압박 제재 국면으로) 가다가 갑자기 대화 기조로 가면 될 것도 안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조 대사는 또 "지금은 계속 대북 제재 압박의 기조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화니 뭐니 해서 김을 빼 놓으면 지금까지 해온 여러 국제적 노력이 모멘텀(동력)을 잃어서 허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의 인권 문제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경제적 상황이 나빠져서 인권 상황도 나빠진 게 아니라, (북한의) 시스템, 체제, 리더십의 문제"라며 "북핵 문제와 북한 인권 문제는 (하나의) 총체적인 북한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되는 것은 (그것이) 단순한 인권 문제가 아니라 총체적인 체제 및 리더십의 문제라는 의미"라며 "(다른 나라처럼) 단순한 인권 문제라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만 논의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 안보리는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북한 인권 문제를 정식 의제로 채택해 논의했으며 올해도 이달 안에 같은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유엔의 고위소식통이 전했다.

조 대사는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인 반기문 총장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화해를 위해 어떤 일도 하겠다'고 수차례 다짐했으나 결국 특별한 활동이나 성과 없이 북핵 상황만 악화된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반 총장의 책임이 아닌) 북한의 문제"라고 대답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이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지만 (국제)환경과 상대하는 플레이어(당사국)에 따라서 그 역할이 커질 수 있는데 (반 총장의) 상대가 북한이란 특이한 존재여서 (반 총장이 성과를 내기가) 더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또 "(반 총장이) 한국인 출신 총장이어서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데) 더 조심스럽고 어려웠을 수 있다. 반 총장이 방북하겠다고 했는데도 결국 성사되지 못한 건 북한 때문 아니냐"고 말했다.

조 대사는 "남북대화도 우리(한국)가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북한이 안 하겠다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우리 정부가 (남북대화를) 안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데 북한이 일절 대화를 안 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남북간 대화의) 물꼬가 트이겠느냐"고 강조했다.

'승무'로 유명한 청록파 고(故) 조지훈 시인의 셋째 아들인 조 대사는 "조지훈의 아들이니 당연히 글을 잘 쓸 것이라는 (주위의) 기대에 맞추느라 고생했다. 애를 쓰니 (글 실력이) 나아지는 것 같지만 그 과정은 늘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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