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후폭풍…박근혜 대통령 하야·탄핵 여론 비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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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0월 26일 1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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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최순실 씨(60·최서원으로 개명)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뿐 아니라 정부조직 개편, 경제정책, 외교 등 국정전반에 관여하는 등 국정을 농단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하야 여론이비등하는 모양새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청와대 앞을 지나가다 그냥 갈 수 없었다”면서 ‘순수한 마음으로 하야를 요구합니다’라는 종이 피켓을 들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현직 국회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공식 요구한 것은 이정미 의원이 처음이다.

앞서 24일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미리 받아보고 수정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언론 보도 후 최 씨가 정부조직 개편, 경제정책, 외교 등 국정전반에 관여했다는 정황이 연이어 드러나면서 인터넷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하야가 이틀째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최순실 씨는 아무 직함 없이 대통령의 배후에서 국정을 좌지우지한 ‘제2의 차지철’이었다”면서 ‘탄핵’을 언급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도 같은 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현재 실시간 검색어 1~2위도 탄핵이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탄핵이) 가능한 사안”이라고 경고했다.

하야는 유례없는 일이 아니다.
우리 헌정사에서 하야한 대통령은 총 3명이다. 대한민국 1호 하야 대통령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다. 1960년 ‘3·15 부정선거’로 국민들을 분노케 한 이 전 대통령은 그해 4월 19일 계엄령 선포를 통해 자유당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무력 진압했지만, 성난 여론에 못 이겨 결국 같은 달 26일 하야 후 미국 하와이로 망명했다.

윤보선· 최규하 전 대통령은 군부의 강압에 의해 하야했다. 1960년 제 4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 전 대통령은 같은 해 5·16 군사정변이 발생한 후에도 대통령직을 수행했지만, 군부와의 갈등으로 두 차례 하야를 반복한 뒤 1962년 3월 22일 최종 하야했다.

역대 마지막 하야 대통령은 최규하 전 대통령이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한 후 최 전 대통령은 그해 12월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됐지만, 12월 12일 전두환 등이 일으킨 군사쿠데타로 실권을 잃었고 1980년 8월 16일 하야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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