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靑 안종범·강석훈 경제 투톱, 전권 쥐고 구조조정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7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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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발표된 청와대 비서실 인사에서 안종범 경제수석이 정책조정수석으로 옮기고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경제수석에 임명됐다. 2007년 대선 때부터 ‘박근혜표’ 경제정책을 제안했고 박근혜 정부 출범 때는 청와대에서 창조경제와 공공 노동 등 4대 개혁의 뼈대를 세운 ‘대통령의 가정교사’들이 경제 컨트롤타워로 컴백한 셈이다.

지난 총선이 민생경제 실패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지적한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두 수석의 인사에 “국민 심판에 부응한 것이냐”고 정면 비판했다. 마침 어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한국 경제 보고서’는 3년 전에 비해 나아지지 않은 경제 현실을 드러낸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종전의 전망치보다 낮은 2.7%로 전망된다. 친박(친박근혜) 경제팀이 구조조정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나라 경제가 수렁 속으로 깊이 빠져들 수도 있다.

OECD는 “한국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이행하면 10년 내 GDP가 추가로 3%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2014년 청와대가 내놓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4대 개혁에 내수 진작, 수출 회복, 서민 지원을 망라한 외화내빈(外華內貧)의 정책 백화점에 불과하다. 정부는 근본 과제는 외면하고 추경과 경기부양 등 단기대책에 치중했고 그 결과가 역대 최고치로 치솟은 가계부채, 국가부채, 청년실업률이다. OECD가 3개년 계획의 잠재력 운운하면서도 실적 평가를 유보한 것은 성과가 시원찮다는 뜻이다.

지금 한국 경제가 당면한 핵심 과제는 기업 구조조정이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가 구조조정을 주관하지만 책임지기 싫어하는 관료들이 스스로 손에 피를 묻힐 것으로 기대하긴 힘들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부실기업 사이에 ‘내년 대선까지 버티면 어차피 다 살아날 것’이라는 도덕적 해이가 만연한다니 환부 수술이 제대로 될지 의문이다.

청와대는 거시경제, 금융 전문가인 강 수석의 합류를 계기로 구조조정의 전시(戰時) 사령부가 돼야 한다. 국책은행에 구조조정용 실탄 충전, 살릴 기업과 포기할 기업의 선별, 좀비기업 퇴출 후 실업 대책 등 구조조정을 책임지고 속도전에 나서야 한다. 강 수석은 범정부회의를 주관하고 안 수석은 국회와 소통하며, 골든타임을 놓치면 나라 경제가 끝장난다는 각오로 전권(全權)을 쥐고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청와대#비서실 인사#안종범#강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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