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장마당서 개성공단 제품 암암리 거래? “창고에 구두 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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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3월 17일 0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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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동아일보DB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동아일보DB
한국 기업이 개성공단 전면 중단으로 철수하면서 공단에 남겨둔 완제품이 북한 장마당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한국 기업이 개성공단에서 철수하면서 그대로 남겨두고 온 완제품이 북한 장마당에서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한 평양 주민 소식통은 “판매되는 것을 직접 목격한 개성공단 물건으로는 양말과 신발 등 몇 가지가 있다”면서 “그 외에도 많은 물건들이 전국에서 팔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잘 아는 장사꾼 창고에는 개성공단에서 만든 고급 여성 구두가 가득 쌓여 있었다”면서 “이런 구두라면 북한에서 최소 50달러는 줘야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함경북도 주민 소식통도 “현재 장사꾼들이 폐쇄된 개성공단에 계속 드나들고 있다. 이것은 개성공단에서 완제품이 유출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군부대가 지키고 있는데 어떻게 완제품을 유출하냐는 질문엔 “군부대가 조직적으로 물건을 팔아먹고 있다는 얘기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러한 현상과 관련해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이미 예견된 일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시작된 것 같다”면서 “북한도 개성공단에 한국 기업이 다시 돌아와 정상화 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16일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보상을 정부에 요구하며 입주 업체 피해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 대국민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비대위는 호소문에서 “정부는 어느 날 너무나 갑자기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했고 너무나 어처구니없이 일터에서 피난 가듯 짐도 못 챙긴 채 나왔다”면서 “기업당 1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개성공단 기업이 받을 수 있는 지원은 평균 25억 원의 보험금과 10억 원 정도의 대출뿐이다”고 토로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10일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한 대북조치 차원에서 개성공단 조업 전면 중단을 결정했다. 그러자 북한은 11일 개성공단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한 뒤 우리 측 인원을 전원 추방하고 자산을 동결했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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