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LBM 잡을 4D작전능력 강화”… 韓-美-日 국방, 5월말 대응 논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北 SLBM발사 후폭풍]싱가포르 안보대화서 3자 회담
北 핵-잠수함 등 비대칭 전력 강화… “뒷북 아닌 선제적 대응해야” 지적

북한이 최근 수중 사출시험에 성공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한국을 겨냥한 비대칭 위협(상대국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무기)의 결정판이다. 한국군의 북핵 방어대책을 무력화하고 한반도 유사시 미 증원전력의 개입을 저지하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비대칭 위협은 장사정포부터 SLBM까지 진화를 거듭했지만 한국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대응으로 일관해 비대칭 전력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 비대칭 도발에 당한 뒤에야 대응전력을 구비하느라 많은 예산과 시간을 투자했지만 제대로 대처하지는 못했다.

북한이 가장 주력해온 비대칭 전력은 핵무기다. 재래식 전력의 열세를 일거에 뒤집을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에도 불구하고 세 차례의 핵실험을 거쳐 10∼20여 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년 내 핵 소형화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군은 이에 맞서 북핵 시설의 감시 및 타격 전력을 도입해 배치했지만 한계가 적지 않다.

북한의 탄도미사일도 가공할 비대칭 위협이다. 북한은 사거리 300km 안팎의 단거리미사일부터 1만 km 이상의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실전 배치했다. 하지만 한국은 2012년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으로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300km에서 800km로 늘렸을 뿐이다. 16조 원을 투입해 2020년대 중반까지 구축할 킬 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는 효용성 논란을 빚고 있다.

북한의 해상 비대칭 전력도 위협적이다. 이지스함 등 한국 해군의 질적 우세에 맞서 북한은 1990년대부터 ‘함정 킬러’인 잠수함(정) 증강에 ‘올인(다걸기)’했다. 천안함 폭침 이후에도 잠수함 전력을 증가해온 북한은 80여 척의 잠수함(정)을 운용하고 있다. 2, 3년 뒤 SLBM을 실은 신형 잠수함(신포급·2000t)까지 실전 배치하면 남북 간 수중 비대칭 전력의 차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잠수함 척수가 북한의 4분의 1 수준임에도 한국 잠수함사령부는 올해 2월에야 창설됐다. 예산 문제로 계획보다 3년이 늦은 것이다. 북한 해커 등 6000여 명의 사이버 전력과 20만 명의 특수전 병력, 수천 t의 생화학무기도 한국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비대칭 전력이다.

북한의 새로운 위협에 대해 군 당국은 북한의 SLBM 위협을 탐지하고, 북한 잠수함을 겨냥한 대잠능력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탐지와 방어, 교란, 파괴를 의미하는 한미 군 당국의 ‘4D 작전개념’으로 대잠수함전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군 관계자는 12일 “북 잠수함에 대한 수상, 수중타격무기를 증강 배치하고, 수중감시음향센서와 음파탐지기(소나) 성능을 개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군의 탄도탄 탐지레이더와 미국의 조기경보위성(DSP)으로 잠수함 동향을 밀착 감시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달 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안보대화에서 한미, 한미일 3국 국방장관이 회담을 열고 북한의 SLBM 위협을 논의할 계획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