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풀 한계?… 총리 또 법조인 돌려막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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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내각 개편/새 총리 안대희]

朴대통령, 靑수석회의 주재… 김장수 실장의 빈자리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사표가 수리된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의 자리가 비어 있다.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왼쪽)은 유임됐다. 청와대사진기자단
朴대통령, 靑수석회의 주재… 김장수 실장의 빈자리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사표가 수리된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의 자리가 비어 있다.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왼쪽)은 유임됐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와 내각 투톱이 모두 검사 출신인 건 역대 정권에 비춰볼 때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초대 국무총리인 정홍원 총리에 이어 2대 후임 총리까지 검사 출신의 안대희 후보자가 내정돼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투톱 검사 출신 체제’가 지속되게 됐다.

이번 인사 과정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최경환 의원이나 김문수 경기도지사,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등 정치인 출신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선택은 다시 법조인이었다. 법조인 편중 인사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김 비서실장 이후 법조인 더 늘어


박 대통령의 최근 주요 인선을 보면 모두 법조인 출신이다. 이달 초 국가정보원 2차장에 김수민 전 인천지검장을, 3월 방송통신위원장에 최성준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2월 해양수산부 장관에 판사 출신인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을 임명했다. 특히 지난해 8월 김기춘 비서실장이 들어온 이후 법조인 출신 중용 현상은 더 심해졌다.

김 비서실장은 청와대로 들어오면서 검사 출신의 홍경식 민정수석비서관을 추천했다. 외부 추천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판사 출신의 황찬현 감사원장을 대통령에게 추천한 것도 김 비서실장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민정비서관과 공직기강비서관, 법률비서관은 물론이고 민원비서관까지 모두 법조인 출신이다. 특히 이번 달 민원비서관까지 판사 출신의 김학준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임명하자 청와대 내에서도 “해도 너무 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 투철한 국가관, 바른 엘리트 스타일 중용

박 대통령이 내각과 청와대에 법조인을 중용하는 이유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이나 스타일에 법조인이 부합하는 대목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법조인 특히 검사나 판사 출신은 법치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국가관이 투철하다는 점에서 대통령과 통한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선택한 이유로 안 후보자는 훗날 “2012년 총선 때 입성한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들 중 국가관이 불분명한 사람이 상당수 있었다”며 “이 세력에 정권을 맡길 수 없어 박 대통령을 돕기로 결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번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 불거진 유착 비리 의혹을 파헤치기위해 각종 부정부패 사범을 직접 다뤄본 안 후보자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 ‘법(法)피아’의 벽 넘을 수 있을까

안 후보자는 1991년 대검 중수부 과학수사지도과 검사로 있을 때 김기춘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를 하러 들어간 적이 있다고 한다. 훗날 사석에서 안 후보자는 “김 장관은 요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탁월했다”고 회상했다.

김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와 직접적인 인연은 없지만 16세 차이로 까마득한 선배 검사다. 위계질서가 강한 검사 조직 문화를 감안하면 책임총리 이전에 김 비서실장의 영향력이 총리까지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치권 일각에선 안 후보자가 과감한 개혁성을 인정받아 관피아 척결의 주역을 맡았지만 ‘법(法)피아’의 벽을 넘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법조인은 장점이 많지만 엘리트 의식이 강하고 국민과의 소통보다 논리를 앞세운 차가운 느낌을 많이 준다”며 “새누리당도 법조인이 많아 걱정인데 정부 주요 인사에도 다양한 직업군이 와야 한다”고 말했다.

동정민 ditto@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국무총리#법조인#안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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