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자쉬안 “한반도 비핵화 최우선”… 中, 대북압박 동참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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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北-中관계 미묘한 기류

‘매달리는 북한, 그러나 뿌리치는 중국.’

최근 북-중 관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미묘한 기류가 잇달아 감지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중국의 ‘북핵 삼각공조’가 현실화되자 북한은 전통적 조중(朝中)친선을 강조하며 ‘중국 매달리기’에 정성을 쏟는 형국이다. 하지만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핵 불용(不容)’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한국 미국 및 국제사회의 대북(對北) 압박에 동참하는 양상이다. 북한이 핵을 고집하면 북-중 관계의 근본적 변화를 각오해야 한다는 중국의 대북 경고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16일 한중 군사외교 사정에 밝은 여권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역행하는 북의 핵 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는 부정적 견해를 분명히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탕자쉬안(唐家璇) 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16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만나 “중국의 한반도 정책의 3요소인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가운데 (중국이) 비핵화를 가장 우선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과거 3원칙 가운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가장 우선시했음을 감안하면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에 중요한 변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탕 전 위원은 “박근혜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이 중국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중국은 (박근혜정부가 강조하는) ‘한-미-중 (전략)대화’에 대해서도 적극적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탕 전 위원은 15일 21세기 한중교류협회(회장 김한규) 회원들과 만나서도 “지난달 시 주석이 최룡해를 만났을 때 ‘북한의 핵무기를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점에 쐐기를 박았다”며 “그것이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결국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히고 남한에 대화를 제의한 것도 그런 분위기(중국의 강경 기조)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한다.

다만 탕 전 위원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군과 당을 장악했기 때문에 섣불리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에선 김정은 체제가 곧 붕괴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은데 내 판단은 그렇지 않다. 김정일이 생전에 (김정은 체제를) 이미 다 구축해 놓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대북 압박과 거리두기가 가시화되자 북한은 우호친선을 강조하며 ‘중국 달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김정은이 60세 생일을 맞은 시 주석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축전에서 “전통적인 북-중 친선을 복잡다단한 국제정세 속에서도 장기적이며 전략적인 견지에서 대를 이어 더욱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우리의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윤완준 기자 ysh1005@donga.com
#탕자쉬안#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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