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사거리 65km 방사포 백령도앞 배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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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사거리 40km K9 자주포로 도발원점 타격못해 대응책 비상

북한이 최근 백령도를 겨냥해, 남한의 포보다 사거리가 긴 장사정포 전력을 이동 배치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군 당국은 키리졸브 한미연합군사연습을 빌미로 연일 서북도서에 대한 도발 협박을 쏟아 내는 북한이 한국군의 반격을 무력화하기 위한 술책이자 유력한 도발 징후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백령도와 마주 보고 있는 황해남도 장연군과 용연군 일대의 내륙 지역에 170mm 자주포(사거리 24∼54km)와 240mm 방사포(다연장로켓·사거리 40∼65km)를 배치했다는 것이다. 이 포병 전력은 북한군의 대표적인 장사정포이다. 주로 황해남도 강령군 연안군 청단군의 북한군 4군단 예하 포병 부대에 300여 문이 집중 배치돼 유사시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을 기습 타격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북한이 장사정포로 50km 이상 떨어진 서해 내륙지역에서 백령도에 포격 도발을 감행한다면 백령도에서 적의 ‘도발 원점’을 직접 타격할 수 없다. 백령도에 배치된 K9 자주포(사거리 40km)와 구룡 다연장로켓포(사거리 36km) 등 한국군 포병 전력의 사거리가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군 당국은 이런 장사정포 전력이 백령도와 가까운 서해 내륙지역으로 전진 배치된 것을 심상치 않은 징후로 판단하고 있다. 2010년 연평도 포격도발 때보다 사거리가 훨씬 긴 포병 전력으로 백령도를 기습 타격할 개연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평도 도발 당시 북한군은 서해 최전방의 무도와 장재도 방어대 등에 배치된 76mm 평사포와 122mm 방사포 등으로 기습 도발을 감행했다. 두 해안포의 최대 사거리는 20∼30여 km다. 이에 맞서 연평도의 해병부대는 K9 자주포로 적진에 대응 포격을 실시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최근 서해 최전방 지역 섬들의 포병부대를 잇달아 방문하고, 실사격 훈련까지 지도한 것도 장사정포를 활용한 백령도의 도발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분석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장사정포로 백령도를 타격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우려스럽다”며 “현재로선 도발 시 공중과 지상 전력으로 도발 원점과 지원 및 지휘세력을 응징하는 방안을 강구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손영일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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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백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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