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가 전성시대, 누가 제일 잘 나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1일 1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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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0일 열린 18대 대선후보 합동토론 시청률은 지상파 방송만 합산해도 각각 34.9%, 34.7%(AGB닐슨·전국기준)에 달했다. 대선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선거에 관심을 가지는 시민들이 역시 많음을 보여준다. TV토론 뒤 방영되는 보도 관련 프로그램을 보며 "정치평론가들이 운동경기 해설가처럼 평론해 보는 맛이 쏠쏠하다"는 시청자도 많다.

18대 대선에서 나타난 새로운 현상의 하나로 '정치평론가'의 대거 등장이 꼽힌다. 방송가에 따르면 최근 '잘 나가는' 정치평론가로는 황태순 위즈덤센터 연구원,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 김행 위키트리 부회장, 박상병 이봉규 씨 등이 거명된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고성국, 신율 씨가 한때 정치평론계의 2강으로 불렸지만 이들이 특정프로그램 MC를 맡아 출연 프로그램 수가 줄면서 춘추전국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17대 대선까지는 주로 정치인 출신이나 정치학 전공 교수가 시사평론가라는 직함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종합편성채널 출범 후 첫 대선인 이번 대선에서는 관련 보도프로그램이 확대되면서 정치평론가도 수요가 급증했다. 이 바람에 기고문이나 인터뷰 등에서 두각을 나타낸 문화평론가, 인터넷논객 등 비정치 분야 인물들도 '정치평론가'라는 호칭을 달게 됐다. 인터넷TV 등 온라인에서까지 정치논객들의 맞짱 토론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정치평론가 바람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이들을 둘러싼 섭외 경쟁도 치열하다. 대체로 1회 출연해 20~40분가량 토론하고 10만~15만원을 받는다. 오후 8시 이후 출연료는 20만원이 넘는다. 여러 곳에서 섭외에 나서는 평론가는 통상 출연료의 3, 4배 이상을 받는 데다 겹치기 출연도 잦다. 기사가 달린 차를 타고 활동하는 정치평론가도 있다. 방송작가 B 씨는 "평론가들의 겹치기 출연이 잦아져 방송사마다 과거 토론프로그램과 신문 기고문 등을 통해 시사토론에서 두각을 나타난 새 인물 찾기에 바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의 역할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직장인 최기훈 씨(38)는 "평론가들의 치열한 설전과 촌철살인 비평으로 속이 시원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권식 씨(65)는 "걸러지지 않은 개인의 생각만 앞세우고 있다"고 이들을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특정 대선후보에게 유리한 발언만 하는 등 정치평론가들마저 '줄서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중립적인 평론가보다는 'B급' 이미지로 막말을 하는 정치평론가가 출연했을 때 시청률이 더 높게 나와 곤혹스럽다는 방송사도 많다. 권형기 서울대 정치학부 교수는 "편향되거나 감으로 이야기하는 정치평론가는 결국 시청자들에 의해 퇴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널A]대선 2차 TV토론의 승자는? 전문가들에 물어보니… (김정식, 박상병, 장원재, 김성수)

김윤종·전주영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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