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대선 D-50]박근혜-문재인-안철수 대선후보 3인 리더십-업무수행능력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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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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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위기에 강하지만 의사소통 문제
文, 소통의 리더십… 친노 탈피 과제
安, 참신한 비전… 국정능력은 의문

대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세 후보의 지지율이 상당 기간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정치적 이슈들이 충돌하고 있지만 민심의 흐름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대선후보들을 어떻게 평가할까.

동아일보는 한국정당학회(회장 이현출 국회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심의관)와 함께 학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대선후보 리더십 및 업무수행능력 평가를 실시했다. 24∼26일 이뤄진 평가에는 정당학회 회원 250명 중 65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리더십 평가 5개 항목(의사소통능력 국정운영능력 위기관리능력 정치력 비전제시능력)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업무수행능력 평가에서도 ‘탕평인사’를 제외한 △일자리 창출 △경제민주화 △남북문제 해결 등에서 문 후보가 ‘가장 잘할 것 같은 후보’로 꼽혔다.

정당학회 총무이사인 가상준 단국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안철수 후보가 최근 내놓은 정책이나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실현 가능성이나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관련해서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가들 사이에선 문 후보가 어부지리를 본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朴, 경제민주화 선점하고도 신뢰 못 얻어


박 후보는 리더십 평가에서 항목별 편차가 컸다. 역시 의사소통능력에서 3.4점(10점 만점)을 얻는 데 그쳤다. 많은 전문가가 박 후보 리더십의 단점으로 지목한 것도 ‘독선적’ ‘비타협적’ ‘스킨십 부족’ 등 대부분 의사소통능력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반면 정치력(6.3점) 위기관리능력(6.0점) 국정운영능력(5.8점)은 6점대 안팎이었다.

박 후보가 리더십 평가에서 대체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정수장학회 대처 등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응답자들은 박 후보 리더십의 문제점으로 “미래를 위한 대통령이 되려하기보다 과거의 정당성을 증명하려는 의지가 너무 강하다” “아버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등을 꼽았다.

박 후보 리더십의 강점으로는 안정적 지지기반과 단호한 돌파력, 신뢰의 리더십, 검증된 후보라는 점 등이 꼽혔다.

업무수행능력 평가에서도 박 후보는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특히 ‘경제민주화를 가장 잘할 것 같은 후보가 누구냐’는 질문에 박 후보를 꼽은 응답자는 12.3%(8명)에 그쳤다. 문 후보는 64.6%(42명), 안 후보는 23.1%(15명)였다. 박 후보가 올해 초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영입해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하고도 이후 구체적 내용을 내놓지 못하면서 ‘선점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 文, 의사소통능력 긍정적이나 돌파력 부족

문 후보는 리더십 평가 5개 항목에서 모두 6점대를 기록했다.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의사소통능력(6.7점)이었다. 그의 리더십 강점에는 ‘유연함’ ‘부드러움’ ‘친근함’ 등 의사소통능력과 관련된 것이 많이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국정운영능력(6.5점)에서도 후한 점수를 줬다. 비서실장과 민정수석비서관, 정무특보 등 청와대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높이 평가한 셈이다.

하지만 유연함과 부드러움 등 그의 리더십 강점은 ‘카리스마나 자기결정력, 돌파력 부족’이라는 그의 단점과 그대로 연결됐다. 좀 더 강하고 단호한 이미지를 보여줘야 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친노(친노무현) 편향성’과 ‘노무현2.0’ 이미지는 문 후보가 극복해야 할 최대 숙제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21일 친노 핵심 인사들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일괄 퇴진했음에도 문 후보가 여전히 ‘친노 프레임’에 갇혀 있다고 평가한 셈이다.

문 후보가 일자리 창출을 제1공약으로 내세운 점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창출을 가장 잘할 것 같은 후보로 응답자의 40%(26명)는 문 후보를, 33.8%(22명)는 안 후보를 선택했다. 남북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것 같은 후보로도 64.6%(42명)가 문 후보를 꼽았다.

○ 安, 비전제시 긍정적이나 ‘경험 부족’이 아킬레스건

안 후보의 리더십 평가 결과는 박 후보와 정반대였다. 의사소통능력(6.0점)과 비전제시능력(6.0점)에서는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국정운영능력(3.9점)과 위기관리능력(3.9점)의 평점은 낮았다. 전문가들은 안 후보가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을 최대 단점으로 꼽았다.

업무수행능력 평가에서도 이런 우려는 그대로 반영됐다. 대통령직속 재벌개혁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경제민주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였지만 ‘경제민주화를 가장 잘할 것 같은 후보’로 안 후보를 선택한 응답자는 23.1%(15명)에 머물렀다. 이는 ‘정책의 구체성이 떨어짐’ ‘정치에 대한 이해 부족’ ‘정치적 지원세력이 없다’는 등의 평가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외교 부문에 대한 우려는 더 컸다. ‘남북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것 같은 후보’ ‘한중일 외교 갈등을 가장 잘 해결할 것 같은 후보’를 묻는 질문에서 안 후보를 선택한 비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반면 ‘탕평인사를 가장 잘할 것 같은 후보’로는 응답자의 64.6%(42명)가 안 후보를 꼽았다. 친박(친박근혜)이나 친노 같은 특정 세력에 둘러싸여 있지 않은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비전과 호소력’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능력’ ‘성공 경험’ ‘참신성과 혁신성’ 등이 안 후보 리더십의 강점이라고 응답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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