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심사위, 김미경 교수 채용때 “신중 검토 필요”

  • Array
  • 입력 2012년 10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두차례 회의서 “전문성 의문”… 논란 이어지자 투표로 결정

서울대가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사진)를 정년이 보장된 정교수로 채용하는 과정에서 일부 심사위원들이 “내부적 비판과 대외적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반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 후보와 김 교수는 각각 지난해 6월과 8월 특별채용을 통해 정년이 보장된 서울대 정교수로 임용됐다. 서울대에서 특별채용으로 부부가 정교수로 임용된 것은 안 후보 사례가 처음이다.

서울대가 18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에게 제출한 ‘정년보장교원 임용심사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심사위는 지난해 6월 2일과 13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두 차례 회의를 열었다.

심사위원 17명 중 13명이 참석한 1차 회의 회의록의 ‘회의 결과’에는 김 교수의 정년 보장을 찬성하는 의견은 없다. 대신 반대 의견들이 많았다. 가장 먼저 “최근 3년간의 연구 실적이 미흡해 전문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별채용 분야인 ‘생명공학정책’이 새로운 학문 분야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김 교수의 전문성을 인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심사위가) 정년 보장 교수로 추천할 경우 심사기준에 대한 (서울대의) 내부적 비판과 대외적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학교의 정책적 고려에 의해 교수를 정년 보장으로 신규 임용하는 경우는 별도의 정년 보장 심사 절차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심사위는 김 교수의 관련 논문 3편을 검토한 뒤 다시 회의를 열어 논의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2차 회의도 상황은 비슷했다. “(3편의) 논문을 검토한 결과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이론 정리는 잘되어 있으나 생명공학정책이 새로운 분야이므로 독창적 우수성을 판단하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심사위는 “투표를 연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새로운 분야에 대한 발전 가능성 △의대가 제출한 특별채용이유서 △외국인 교수의 추천서 등을 참고해 각자의 판단에 따라 투표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김 교수는 찬성 8명, 반대 6명, 불참 3명으로 가까스로 정년이 보장된 정교수로 임용됐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김미경#안철수#회의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