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직 던진 김두관 “퇴로 없다” 출사표… 친노의 벽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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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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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남서 대선출마 선언
“필사즉생 각오로 정치” 출정식에 5000여명 참석
지사직 중도사퇴 비판여론, 낮은 지지율 극복이 관건

땅끝에서 ‘첫발’ 내딛다 8일 오후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땅끝에서 도전을 
시작했다’는 취지로 지지자들과 풋 프린팅을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전 지사의 오른쪽은 부인 채정자 씨. 해남=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땅끝에서 ‘첫발’ 내딛다 8일 오후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땅끝에서 도전을 시작했다’는 취지로 지지자들과 풋 프린팅을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전 지사의 오른쪽은 부인 채정자 씨. 해남=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도지사직을 사퇴하며 배수진을 친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8일 대선 출마선언은 비장했다. 그는 “필사즉생(必死則生)의 각오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배웠다”며 “퇴로를 열어 놓는 순간 퇴로를 따라가는 거다”라고 일갈했다.

5년 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예비경선에서 컷오프를 통과하지 못해 대선 도전의 꿈을 접어야 했지만 이번에는 문재인 손학규 상임고문과 함께 민주당 대선주자 ‘빅3’ 중 한 명으로서 위력을 발휘했다.

이날 대선 출정식에는 생활정치포럼, 모다함, 경희궁포럼 등 김 전 지사의 외곽지지단체와 지지자 5000여 명이 참석했다. 원혜영 김재윤 문병호 안민석 등 현역 의원과 천정배 전 최고위원, 이부영 전 의장 등이 김 전 지사의 대선 출마에 힘을 보탰다. 천 전 최고위원은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노무현 후보를 지지한 유일한 현역 의원이었다.

김 전 지사는 자신의 자서전 제목 ‘아래에서부터’처럼 출마 장소로 해남 땅끝마을을 선택했다. 해남 땅끝마을이야말로 아래에서부터 시작해 한 단계씩 올라갔던 자신의 정치적 역정을 가장 잘 반영하는 장소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아래에서부터 풀뿌리 현장과 변방으로부터 동남풍 바람을 일으켜 중앙까지 접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김 전 지사는 그동안 자신이 화두로 제시해 왔던 ‘공평’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대선 출마선언문에서 “국민을 화나게 하는 모든 기득권과 불평등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너를 이겨야 내가 사는 ‘정글의 법칙’을 버리고 네가 살아야 나도 살 수 있는 ‘숲의 법칙’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신(新)삼균주의’라 불리는 지역균형발전, 사회균형발전, 남북균형발전 등 3대 국정운영철학을 바탕으로 5대 생활물가(유류비, 통신비, 주거비, 교육비, 의료비) 안정을 제시했다.

대선 예비후보로 첫발을 내디뎠지만 그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당장 자신이 ‘리틀 노무현’이 아닌 ‘비욘드 노무현’임을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으로 보여 줘야 한다. 또한 2∼3%대에 머무는 낮은 지지율과 친노의 상징인 문재인 상임고문을 넘어서야 한다.

김 전 지사는 “문 고문을 비롯한 당내 후보들과 경쟁하고 토론해서 김두관이 훨씬 국정을 잘하고 꿈을 주는 후보, 박근혜를 꺾을 수 있는 확장성 높은 후보라는 점을 당원과 국민에게 심어 주겠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 측도 희망대장정을 통해 수도권과 20, 30대 및 여성, 화이트칼라 등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도지사직 중도 사퇴의 역풍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는 점도 관건이다.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경남에서조차 대선 출마의 당위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대선 행보 내내 발목을 잡힐 개연성이 크다. 실제 이날 대선 출마 행사장에는 김 전 지사의 도지사직 사퇴를 비난하는 시위대와 이를 말리는 지지자들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해남=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김두관#해남#출사표#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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